英 50대女 호르몬제 노출로 3살 딸 ‘성조숙증’ 진단
“사춘기 청소년처럼 문 쾅 닫고 소리 질러”
화가 난 소녀(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영국에서 한 여성이 자신이 사용하던 호르몬 젤이 세 살 딸의 ‘조기 사춘기’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모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사만다 애쉬워스(52)는 자신의 딸이 세 살 때부터 사춘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아이에게서 평범한 어린 시절을 빼앗긴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는 사연을 털어놨다.
애쉬워스의 딸은 불과 세 살 때부터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는 등 사춘기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딸아이의 짜증은 단순히 투정을 부리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사춘기 호르몬 때문에 문을 쾅 닫고 소리를 지르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등 전형적인 십대 청소년의 모습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세 살이었던 아이는 또래보다 훨씬 큰 6~7세용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신체가 급격히 성장했다.
의료진을 찾아가 상담했으나 초기에는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1년여 동안의 추적 관찰 끝에 아이는 지난해 2월 또래보다 비정상적으로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는 ‘성조숙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원인은 엄마의 ‘갱년기 호르몬 젤’…간접 접촉으로 전달
의료진은 아이의 성조숙증 원인으로 엄마 애쉬워스가 사용하던 ‘호르몬 대체 요법(HRT)’ 젤을 지목했다. 애쉬워스는 폐경기 증상 완화를 위해 에스트라디올 성분의 젤을 피부에 발라왔는데, 이 성분이 딸과의 신체 접촉 과정에서 아이에게 전달된 것이다.
애쉬워스는 “아이와 포옹하는 과정에서 젤 성분이 닿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제품 사용 시 장갑을 착용하라는 등의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최근 영국 등 유럽에서는 갱년기 치료를 위해 호르몬 제제를 사용하는 여성이 급증하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자료에 따르면 2024~2025년 기준 HRT 관련 처방 건수는 약 1470만건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특히 에스트라디올 젤은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품목 중 하나다.
의료진은 아이의 성조숙증 원인으로 엄마 애쉬워스가 사용하던 ‘호르몬 대체 요법(HRT)’ 젤을 지목했다. 아이클릭아트
“호르몬제 효능 매우 강력…도포 후 반드시 손 씻고 옷으로 가려야”
전문가들은 피부에 바르는 호르몬 치료제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경고한다.
스웨덴 살그렌스카 대학 병원의 요반나 달그렌 교수는 “사람들은 이 치료제가 얼마나 강력한지 항상 이해하지 못한다”며 과거 10세 소년이 엄마의 여성호르몬 치료제에 노출되어 가슴이 발달한 사례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영국의 의약품 관리국(MHRA)은 최근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젤 노출로 인해 어린이가 생식기 비대 등의 부작용을 겪은 사례가 보고되자, 제품에 경고 문구를 포함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몬 젤을 사용할 때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지킬 것을 권고한다. ▲젤을 바른 후에는 즉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을 것 ▲젤이 완전히 마를 때까지 최소 5분 이상 기다릴 것 ▲도포 부위를 옷으로 덮어 타인과의 직접적인 피부 접촉을 피할 것 등이다.
성조숙증은 여아의 경우 8세 미만, 남아의 경우 9세 미만에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최종 키 감소나 심리적 스트레스 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의의 정밀 평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