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두고 집 나가 연락두절한 母
둘째 사망에 40년 만에 나타나 유산 요구
장례식 국화 자료 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어린 두 딸을 두고 집을 나가 40년간 생사조차 몰랐던 친모가 음주운전 사고로 둘째 딸이 숨지자 150억원에 달하는 유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10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간 이후로 여동생과 단둘이서만 의지하며 살았다는 50대 여성 A씨가 조언을 구했다.
A씨는 “엄마는 집을 나가 재혼을 했고, 그 뒤로 단 한 번도 우리를 찾지 않았다”며 “학비와 생활비, 병원비까지 동생과 둘이서 전부 감당하며 살았다. 새벽 아르바이트부터 공장 일, 마트 계산원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A씨와 동생이 함께 일군 수제 디저트 브랜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자매는 대기업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각 150억원씩, 총 300억원을 받게 됐다.
A씨는 “정말 고생 끝, 행복 시작인 줄만 알았는데 한 달 전 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됐다”며 “동생은 아직 결혼도 안 해서 남편이나 아이도 없었고 유언장 한 장 남기지 못했다”고 슬픔을 토로했다.
이어 “장례를 치르고 겨우 마음을 추스르려던 때에 40년 동안 생사조차 몰랐던 엄마가 불쑥 나타났다”면서 “동생에게 배우자나 자녀가 없어 친모인 자신이 1순위 상속인이니 법대로 유산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생 동생 곁을 지키며 힘들게 회사를 키우고 재산을 일군 사람은 바로 나”라며 “40년 동안 연락 한번 없던 엄마가 동생의 재산 150억원을 전부 상속받는 게 법적으로 맞는 거냐”고 조언을 구했다.
“‘구하라법’ 청구 통해 母 상속권 박탈 가능”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정은영 변호사는 “민법 1000조에 따라 A씨는 형제자매로서 후순위 상속인이기에 여동생과 얼마나 가까웠느냐와 별개로 결국 40년간 연락 없던 친모가 법적으로는 단독 상속인이 되는 게 맞다”면서도 “구하라 사건을 계기로 도입된 ‘직계존속상속권상실제도’ 청구를 통해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모가 40년간 양육비와 생활비를 전혀 부담하지 않았다는 점을 송금 내역의 부존재와 가족관계 기록, 주변인의 진술 등을 들어 입증하면 친모의 상속권을 상실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걸그룹 ‘카라’ 멤버 고(故) 구하라. 서울신문 DB
일명 ‘구하라법’은 2019년 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가 사망한 이후 “어린 동생을 버리고 집을 나간 친모가 20년 만에 나타나 구하라의 재산 절반을 가져가려 한다”는 고인 친오빠의 입법 청원에서 시작됐다.
2024년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은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상속인에 대해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