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어느 것이나 숏폼 영상이 넘쳐난다. 짧고 정보가 압축된 숏폼을 보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시간이 날 때마다 숏폼을 끊임없이 보고 과도하게 몰입하는 경우를 ‘숏폼 영상 중독’(SVA)이라고 한다. 이는 스스로 시청량을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문제는 숏폼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고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까지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떤 심리적 기제가 SVA에 쉽게 빠지게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숏폼 영상에 빠져 지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숏폼 영상 중독(SVA) 현상은 단순히 스마트폰에 오래 노출된다는 측면을 떠나 집중력과 애착 불안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이런 상황에서 중국 안후이 과학기술대 인문학부, 구이저우성 제2인민병원 공동 연구팀은 자기 감정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애착 불안 수준이 높을수록 숏폼 영상 중독(SVA)에 쉽게 빠진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심리학’ 3월 26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8~22세 남녀 대학생 342명을 대상으로 SVA 정도와 애착 불안, 주의 통제력(집중력), 감정표현불능증을 측정했다. 애착 불안은 보통 어린 시절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버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특징으로 하는 관계 패턴이다. 감정표현불능증은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성격 특성으로,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주요 발달 단계나 스트레스 상황에 놓은 청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애착 불안 수준이 높을수록 SVA 발생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런 취약성은 감정 처리 방식을 조절하는 두 가지 기제인 집중력과 감정표현불능증을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착 불안이 높을수록 집중력이 낮고, 감정표현불능 성향도 더 강하게 나타나며, 이로 인해 감정 조절에 실패할 경우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숏폼 영상 같은 외부 자극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설명이다.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수록 숏폼 영상을 감정적 도피처로 활용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숏폼 중독에 빠지기 쉬운 만큼 반대로 집중력을 단련하면 숏폼 중독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감정적 어려움이나 애착 불안을 겪더라도 주의를 조절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숏폼 영상의 중독적 사용 패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집중력이나 감정표현불능증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마음챙김 훈련, 멀티태스킹 줄이기, 집중 활동 시간 의도적 확보, 영상 시간 제한 설정, 스마트폰 없는 시간대 확보 같은 작은 실천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연구를 이끈 하우동 수 안후이과기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무엇을 무시하고 무엇에 집중할지 결정하는 능력인 주의 통제력의 저하, 자신이나 타인의 감정을 처리하는 데 겪는 어려움이 SVA 중독에 빠지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숏폼 중독은 단순한 기술의 과다 사용이 문제가 아니라 감정과 인지 조절 문제인 만큼, 기술 사용을 제한하는 데만 의존하기보다는 집중력과 감정 인식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SVA 예방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