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은 MBK·영풍 우세…판 뒤집을 변수는 국민연금
홈플러스 사태·책임투자 논란까지 판단 요소 부상
고려아연 울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오는 24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공단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고려아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5.2%다. 고려아연과 MBK·영풍의 치열한 경영권 경쟁에서 승부를 좌우할 수 있는 규모다.
다가오는 주총을 앞두고 고려아연과 MBK·영풍은 각각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은 미국 제련소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투자 전략에 대한 경영 연속성을 강조하며 주주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반면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현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며 이사회 구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변수는 영풍과 손을 잡은 MBK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다. 현재 MBK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의 경영 악화와 기업회생 이슈로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MBK에 출자한 국민연금 또한 이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다.
또 홈플러스의 점포 폐쇄와 구조조정으로 인한 사회적 여파로 MBK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원칙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MBK에 대해 “홈플러스 인수 이후 기업의 성장과 노동자의 삶은 안중에도 없이 자산을 약탈했고 그 피해는 노동자와 지역경제, 실물경제 전반에 고스란히 남았다”라며 “(국민연금이) 투기자본의 자금줄이 돼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역시 주요 판단 요소로 거론된다. 미·중 전략 경쟁 심화로 핵심 광물 확보가 중요한 경제 안보 문제로 부상하면서 국민연금이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분 구도는 MBK·영풍 측이 다소 우세한 상황”이라면서도 “그만큼 국민연금이 어떤 기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주총의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