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시한 22일까지로 은근슬쩍 연장
밴스 부통령 출국일정도 진위 엇갈려
“속전속결 기대 무너지며 심리 불안정”
이란 지도부도 구심점 없어 ‘안갯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SNS 등에서 일관성 없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심리 상태가 불안정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 시한을 목전에 둔 20일(현지 시간)까지 종전협상의 물꼬를 트지 못하면서 8주 차를 맞은 전쟁의 향배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미국의 ‘역봉쇄’로 양측이 대치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뒤죽박죽 메시지와 이란 지도부의 내부 갈등 양상까지 나타나는 등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쉴 새 없이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협상 시한, 전망, 참석자 등에 대한 그의 메시지는 때로 모순될 정도로 일관성이 떨어진다.
일단 21일까지로 여겨졌던 이란과의 휴전 시한은 22일 저녁(미 동부시간)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 7일 휴전을 발표했지만, 실제 발효는 8일부터라는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짚었다.
폭스뉴스 진행자 마리아 바티로모는 이날 오전 엑스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밤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 따르면 협상은 21일부터라 ‘오늘밤 합의’는 불가능하다.
협상팀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JD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다면서 곧 도착한다고 말했다. 이후 로이터 통신은 밴스 부통령이 아직 미국에 있다고 전했다. NYT는 밴스 부통령이 협상팀을 이끄는 게 확정됐다면서 그가 21일 이슬라마바드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협상 상대방인 이란을 교란해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는 의도일 수 있지만, ‘속전속결’ 기대와는 어긋나고 있는 전황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일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이 장기화하자 극도의 불만과 충동적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되고 있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나는 내가 합의를 맺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가짜뉴스를 읽었다. 나는 어떤 압박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스트레스를 자인한 것으로도 읽힐 수 있다.
협상 상대방인 이란의 내부 상황도 그리 안정적이지 않다.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폭사 이후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승계했지만, 그는 ‘부상설’ 속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모즈타바 체제에서 이란 지도부의 대응은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 17일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한다고 선언했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란 군부로부터 강한 비난에 직면했다. 이란 군부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면 이란 해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이튿날인 18일 해협을 재봉쇄했다.
이 때문에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국정 장악력이 미흡하다거나, 이란 지도부에서 분열이 벌어지고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전시에 군부가 결정적인 ‘비토권’(사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에 응할지조차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협상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온 반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협상에 선을 긋는 발언도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연장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거듭 못 박았다. 그러면서 시한 내 합의에 이르지 않을 경우 이란의 모든 교량과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재차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