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삼척소방서장
따스한 햇살과 꽃망울이 반가운 봄이 찾아왔다. 하지만 소방관들에게 봄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계절이다.
통계에 따르면 연중 화재 발생률이 가장 높은 시기가 바로 봄철이며, 그중 절반 이상이‘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화재라고 하면 전기화재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화재의 발단은 의외로 소박하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 하나, 농작물 부산물을 태우기 위해 지핀 작은 불꽃, 혹은 주방에서 국물이 끓는 동안 잠시 자리를 비운 찰나의 순간들이 그것이다.
"나는 아니겠지",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우리 지역의 안전망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날,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들은 사실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첫째,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자.
등산로나 야외에서 흡연을 삼가고 불씨를 엄격히 관리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혹시라도 야외에서 흡연을 하게 된다면 담배꽁초는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고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밖으로 던진 담배꽁초는 마른 풀밭이나 산림에 큰 불을 지피는 도화선이 된다.
무심히 던진 불씨가 누군가의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을 앗아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을 하지 말자.
봄철 바람은 무척이나 변덕스러워 잔잔하던 바람도 순식간에 돌풍으로 변해 불길을 산으로, 혹은 인근 민가로 몰고 간다.
봄철 농사 준비를 위한 소각 행위는 매우 위험한데 특히 소각 중 불길이 번지는 것을 혼자 막으려다 연기에 질식하거나 화상을 입는 안타까운 인명 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소각 행위는 절대 금지되어야 한다.
셋째, 음식물 조리 시 자리 비우지 말자.
집 안에서도 방심은 금물이다. 가스레인지 위에 음식물을 올려두고 외출하거나 잠시 자리를 비우는 사이 화재가 빈번히 발생한다.
만약 급한 일로 자리를 비워야 한다면 반드시 불을 끄고 이동하는 습관을 들이자.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듯, 한 번 더 살펴보는 세심함이 가족의 미소를 지켜주는 방법일 것이다.
소방서는 특별 경계 근무와 순찰을 강화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가장 강력한 소방시설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안전 의식’이다.
강요된 수칙이 아니라, 나 자신과 소중한 이웃을 아끼는 마음으로 안전을 실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올봄, 우리 모두가 안전이라는 씨앗을 심어 화재 없는 평온한 일상을 만끽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