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벤처·혁신기업 등에 60% 이상 투자…코스닥 상장 공모펀드 구조
최소 모집 300억원·만기 5년 이상…시딩투자·외부평가로 투자자 보호 강화
4월 거래소 시스템 정비 후 상품 출시…일반 투자자도 주식처럼 매매 가능
금융위원회가 5일 벤처·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상장 공모펀드인 ‘기업성장펀드(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제도가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데일리안 = 손지연 기자] 벤처·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상장 공모펀드인 ‘기업성장펀드(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제도가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관련 규정 개정이 완료됨에 따라 제도를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BDC는 벤처·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일반 투자자도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상장된 펀드 지분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구조로,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일반 투자자에게 확대하는 동시에 벤처·중소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BDC는 자산 총액의 60% 이상을 ‘주투자대상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주투자대상기업에는 비상장 벤처기업과 창업기업, 중소기업, 신기술사업자뿐 아니라 코넥스·코스닥 상장기업과 벤처조합 등이 포함된다.
다만 특정 분야 쏠림을 막기 위해 코스닥 상장기업과 벤처조합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은 각각 최대 30%까지만 최소투자비율 산정에 반영된다.
투자 방식은 주식 매입이나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연계채권 투자 방식이 허용된다.
기업 대출 형태의 금전 대여도 가능하지만 신용위험 관리를 위해 주투자대상기업 투자금액의 40% 이내로 제한된다.
위험 관리를 위한 운용 규제도 마련됐다. BDC는 자산 총액의 10% 이상을 국공채, 현금, 예·적금, CD, MMF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주투자대상기업 투자(60%)와 안전자산(10%)을 제외한 나머지 30%는 일반 공모펀드 규제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특정 기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도 제한된다. 동일 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자산 총액의 10%를 넘을 수 없으며, 해당 기업 지분의 50%를 초과해 보유하는 것도 금지된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됐다. BDC는 최소 5년 이상의 만기를 설정해야 하며 최소 모집 규모는 300억원으로 정했다.
운용사의 책임 있는 운용을 유도하기 위해 모집금액 중 일정 비율을 운용사가 직접 투자하는 ‘시딩투자’ 의무도 도입됐다.
또 투자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펀드 자산의 공정가액은 분기마다 평가하고 외부평가는 반기마다 실시하도록 했다.
BDC 집합투자증권은 설정 후 90일 이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야 한다. 코스닥 시장에 펀드가 상장되는 것은 약 20여 년 만이다.
상장 이후에는 자산의 5%를 초과하는 투자나 주요 투자기업의 경영 변화 등 주요 사항에 대해 공시 의무가 부과된다.
기존 종합 자산운용사 42개사는 제도 시행과 동시에 BDC 운용 인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벤처캐피탈(VC)이나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BDC 운용업 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특례가 적용된다.
금융위는 제도 시행 이후 4월까지 거래소 시스템 정비를 마친 뒤 운용사들이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심사와 거래소 상장 심사를 거쳐 BDC 상품 출시와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반 투자자는 상장 전에는 은행이나 증권사 판매 채널을 통해 공모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고, 상장 이후에는 증권사 MTS·HTS를 통해 주식이나 ETF처럼 매매할 수 있다.
금융위는 “BDC는 벤처·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일반 투자자 보호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의 균형을 고려해 설계된 제도”라며 “제도 안착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 시 추가 제도 개선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