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도 거론하며 ‘팀’ 언급…“이란 호르무즈 봉쇄로 영향받는 국가”
“호르무즈로 원유 받는 국가들이 그 항로 관리해야…미국이 도울 것”
지난 11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공격을 받은 태국 선적 컨테이너선 마유리 나리호가 검은 연기에 휩싸여 있다. ⓒ AFP/연합뉴스
[데일리안 = 김상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한국 등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위험한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를 미국 단독이 아닌 다국적 공동 문제로 확대하는 한편 다국적군 참여를 통해 미국의 인적·물적 피해를 줄이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을 직접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개시 후 제3국에 군사작전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많은 나라가 미국과 협력해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프랑스, 일본, 영국 등도 함정을 보내 이 수로가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이미 이란의 군사 능력을 100% 파괴했지만 그들이 드론이나 기뢰, 단거리 미사일로 이 수로를 공격하기는 여전히 쉽다”며 “미국은 이란 해안을 계속 폭격하고 선박을 격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올린 두 번째 글에선 좀 더 강경한 어조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세계 각국은 그 통로를 관리해야 하며 미국도 그들을 아주 많이 도울 것”이라며 “이 문제는 원래 공동의 노력이었어야 했으며 이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관련 국가들과 협력해 모든 일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조율할 것”이라며 “이는 조화와 안보, 그리고 영원한 평화를 향해 세계를 하나로 묶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공격 위협 속에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 미 군함이 선박 호위 작전을 펼쳐 운항을 재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 섣불리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두 차례 글을 통해 군함 파견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여러 국가의 공동대응 문제로 확대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상선 호위 등 해상 임무를 분담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미국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를 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비중은 한·중·일 등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세계의 국가들’을 언급한 것은 한국을 비롯해 중동으로부터의 원유 도입량이 많은 나라들이 호르무즈 해협 상선 통행 관리의 주된 역할을 맡고, 미국은 그것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됐을 때 아덴만에 있던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일시적으로 넓히는 ‘독자 파병’ 방식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 호위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