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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목소리도 안 듣나"…부활만 선언하고 표류하는 국민의힘 최고·중진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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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최고·중진회의' 부활 선언 이후

20일 째 감감 무소식…중진 목소리 전달 안돼

'대구시장 중진 컷오프설'에 중진 의원 불만↑

"중진 말 안 듣는단 얘기 나와…오해 없애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데일리안 = 김민석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중진 의원들의 고견을 청취하기 위한 최고·중진회의 부활을 약속했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당 지지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6·3 지방선거 공천 관련 잡음이 나오고 있음에도 중진들의 목소리가 지도부에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구시장 후보 경선을 둘러싼 '중진 컷오프'설이 나돌면서 중진 의원들이 사실상 당내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최고·중진회의는 열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중진회의는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단'과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참석하는 회의다. 당규에 명시된 공식 기구는 아니지만 지도부가 중진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회의체로 역할을 해왔다.

한동안 국민의힘에서 자취를 감췄던 최고·중진회의는 지난달 26일 전격 부활했다. 당 지지율이 급락하자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장동혁 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했고, 그 자리에서 분출된 최고·중진회의 부활 요구에 장 대표가 수용 의사를 표시하면서다.

하지만 장 대표와 중진 의원들의 면담 이후 이날까지 20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최고·중진회의 개의 소식은 감감 무소식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아직까지 한 번도 (최고·중진회의를 하겠다는) 연락이 온 적이 없다"며 "비상 상황인건 알겠지만 이럴 거면 약속은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지난 달 26일 이후 당 안팎에선 무수한 변화가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해 본회의를 통과한 사법 파괴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에 반발하기 위해 장 대표는 지난 3일 지도부와 함께 대국민 호소 도보행진에 나섰고, 지난 9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내용으로 한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 이후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공천 미등록 사태를 포함한 공천 잡음이 일어나면서 국민의힘 시계는 더 바쁘게 움직였다.

당 지도부는 이 같은 일정에 최고·중진회의 일정을 조율하기가 빠듯하단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 지도부 관계자는 "장 대표의 대화 의지는 확실하다"면서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방선거 비상시국이라 일정을 잡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오히려 지금이라도 장 대표가 최고·중진회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하는 '혁신 공천'의 피해자로 중진 의원들이 대거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중진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컷오프를 시킨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중진들이 찬밥 신세가 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중진들 대부분이 비슷한 생각일텐데 장 대표가 설명이라도 해줘야 납득이라도 할 것이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앞서 이정현 위원장은 지난 12일 공관위원회의에서도 대구시장에 출마한 중진 의원들에 대한 큰 폭의 감점이나 컷오프를 주장했다. 이 같은 '기준 없는 감점'에 반발해 일부 공관위원들은 이 위원장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위원장의 컷오프 기준에 맞는 중진 의원은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 등이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대한 지방선거 공천 컷오프를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제는 해당 '중진 컷오프설'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이에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당의 정수리를 때려야 당이 변한다. 그걸 대구에서 해야한다'고 밑도 끝도 없는 애기를 한다"며 "부산에서는 지역 정치 현실과 민심에 부딪혀 컷오프를 철회해놓고, 왜 유독 대구만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지적했다.

또 "호남 출신인 당신(이 위원장)이 대구를 얼마나 안다고, 대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 이런 식으로 대구의 중진들을 짓밟고, 대구를 떠났다가 40여 년 만에 돌아온 사람을 낙하산처럼 꽂으려 하느냐"라며 "지금 이 위원장은 오만에 가득 차 2016년 새누리당 이한구 전 의원의 길을 그대로 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오만을 버리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으로 일한 지난 10년 동안 단 한번도 국민과 당원이 맡긴 책임을 피한 적이 없다. 대구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워달라는 시민과 당원들의 부름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진정 당을 위해 헌신하고 싸워온 사람이 누구인지 주변에 물어본다면, 답은 분명할 것이다. 22대 개원 이후 오로지 나라와 당을 위해 싸워왔다고 당당히 말씀 드릴 수 있다"고 적었다. 이 역시 중진 컷오프를 시사한 이 위원장에게 정면으로 날을 세운 것이다.

중진을 둘러싼 잡음 뿐 아니라 호전되지 않고 있는 지지율 역시 장 대표가 중진들과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7%, 국민의힘 20%였다. 양당 간 격차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저번에 모인 것도 당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중진 역할론이 나와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얘기하기 위했던 게 아닌가"라며 "지금 장 대표가 중진들의 이야기조차 안 들을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이런 오해가 나오지 않게 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자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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