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통해 3500개 이상 GPU 확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AI 공장 출범…신약 개발 시간 단축 사활
일라이 릴리 '릴리팟'과 경쟁…10억 달러 규모 AI 연구소 설립
AI 신약 개발 관련 이미지. AI 이미지
[데일리안 = 이소영 기자]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제약 업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슈퍼컴퓨팅 플랫폼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AI 공장’을 출범한다. 신약 발견부터 제조, 진단에 이르는 전 과정에 고성능 컴퓨팅 파워를 이식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22일 한국바이오협회 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로슈는 최근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공개했다. 이번 계약으로 로슈는 2176개의 NVIDIA 블랙웰 GPU를 신규 확보했으며,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총 3500개 이상의 GPU를 운영하게 됐다. 이는 현재까지 제약 업계가 공개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AI 인프라 중 세계 최대 규모다.
로슈가 언급한 ‘AI 공장’은 단순한 전산 시설을 넘어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엔비디아 바이오 네모 플랫폼이 생물학·화학 실험과 AI 모델을 연결해 대규모 가설 검증을 가속화한다. 제조 분야에서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의 디지털 트윈을 통해 생산 라인 설계를 최적화하며, 진단 및 병리학 분야에서도 방대한 데이터셋 분석과 질병 패턴 감지에 AI가 전면 투입된다.
와파 마밀리 로슈 최고 디지털 및 기술 책임자(CDTO)는 “의료에서 시간은 가장 중요한 변수이며, 하루가 절약될수록 환자에게 약이 도달하는 속도는 빨라진다”며 “AI 공장은 발견부터 상업화까지 전 가치 사슬을 혁신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슈의 행보는 비만 치료제로 제약사 최초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일라이 릴리와의 경쟁 구도와도 맞닿아 있다. 릴리는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AI 연구소 설립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2월에는 1016개의 GPU로 구성된 슈퍼컴퓨터 ‘릴리팟’을 가동하며 추격에 나섰다. 릴리는 AI 슈퍼컴퓨터가 향후 기업 성장 주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점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견인할 핵심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연구센터는 “단일 세포의 복잡성은 인간의 언어가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표적에 결합할 수 있는 한 가지 항체, 즉 새로운 분자를 찾으려면 수백개의 GPU가 필요하다”며 “최근 로슈와 릴리는 서로 경쟁적으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