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 이어 한강 작가도 전미도서비평과협회상 수상
AI가 대체할 수 없는 번역의 가치
[데일리안 = 장수정 기자] 한강 작가가 ‘작별하지 않는다’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소설 분야에서 번역 작품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K-문학의 ‘장벽’이 이제는 허물어졌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2024년에는 김혜순 시인이 ‘날개 환상통’으로 수상하며 ‘한국 작가 최초’라는 기록을 남겼다. 특히 시로 해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한 뼘 넓힌 것이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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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금이 작가는 ‘아동문학계 노벨상’으로 꼽히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최종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정보라 작가는 세계 3대 SF 문학상 필립 K. 딕 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문학은 2020년~2024년 40개 언어권에서 942종의 한국 도서가 번역 출간됐고, 누적 판매량은 268만부에 달하는데, 이는 2019년~2023(195만 부) 대비 73만부 증가하는 등 한국 문학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됐다.
그간 출판계의 꾸준한 숙제였던 ‘번역’ 문제는 어느 정도 넘어섰다는 평이 이어지는 이유다. 한때는 한국 문학을 세계화하는 가장 큰 걸림돌로 ‘번역’이 꼽혔다. 한국의 문학 또는 시를 해외 독자들에게 전달할 때, ‘아무리 번역에 공을 들여도 의미를 오롯이 전달하기 힘들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오곤 했었다.
그러나 한국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담은 소설(‘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시까지, ‘한국적인’ 소재와 가장 어려운 장르로 꼽힌 시까지 글로벌 벽을 넘어서면서 K-문화의 매력을 전달하는 ‘번역’의 질적 향상도 인정을 받는 모양새다.
다만 여전히 ‘양적’ 성장은 필요하다.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해 한국 도서가 번역 출간되는 숫자는 매년 증가 추세이며, 민간인 대산문화재단의 지원까지 더해지면 연간 약 200종 이상이 해외에서 출간되고 있다. 여기에 장르적 다양성을 도모하고, 해외에 소개돼야 할 좋은 책을 발굴하기 위해선 더 활발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I 시대, '번역가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질적 수준을 유지하고 또 향상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학번역원은 ‘문학번역의 미래 - AI 시대 인간 번역의 가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AI 시대, 인간 번역가의 가치를 되새겼다. 이 자리에서는 콘텐츠 산업 성장에 있어서 번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기는 동시에, AI가 대체할 수 없는 번역의 가치를 짚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기계 번역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를 보완할 인간 번역의 섬세한 해석력, 문화적 감수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번역의 대상도 문학을 넘어 웹툰, 영상 자막, 공연 대본 등 K-콘텐츠 전반으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