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대출사기·중고거래사기 등에 악용…금감원 소비자경보
본인 가상계좌 제3자 제공도 위험…“피해자이면서 공모자 연루 가능”
카드대금 납부나 쇼핑몰 결제 등에 쓰이는 가상계좌가 보이스피싱과 대출사기, 중고거래사기 등 각종 금융사기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금융당국이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금융감독원
[데일리안 = 김민환 기자] 카드대금 납부나 쇼핑몰 결제 등에 쓰이는 가상계좌가 보이스피싱과 대출사기, 중고거래사기 등 각종 금융사기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금융당국이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최근 금융사기범들이 타인 명의의 가상계좌를 범죄자금 인출·세탁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대출 심사·거래실적 확보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가상계좌 입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가상계좌는 실제 계좌에 종속돼 발행되는 일종의 식별코드로, 카드대금 납부나 쇼핑몰 결제 등 정상적인 수납·정산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된다. 다만 이를 악용할 경우 범죄자금의 이동·은닉 경로로 활용될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 등이 정상업체로 위장해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사)로부터 가상계좌를 확보하거나, PG사와 공모해 가상계좌를 대량 매입한 뒤 범죄자금 이동 경로로 사용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개인이 카드대금 납부용 가상계좌 등을 사기범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할 경우에도 해당 계좌가 범죄자금 세탁에 악용될 수 있다.
대출 취약계층을 노린 사기에도 가상계좌가 활용되고 있다. 사기범들은 고금리 부담 등으로 대출이 어려운 피해자에게 접근해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심사를 위해 거래실적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유인한 뒤 가상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특히 특정 금융회사를 사칭하거나 실제 대출상품을 언급할 경우, 예금주명이 상호명 등으로 표시되는 가상계좌 특성상 정상적인 금융거래로 오인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외에도 부업사기, 투자사기, 온라인 중고거래사기 등 이른바 신종피싱에도 가상계좌가 자금 편취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종피싱의 경우 피해를 입더라도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환급 절차 적용이 어려운 사례가 있어 피해 구제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금감원은 소비자 유의사항으로 ▲제3자의 가상계좌 제공·판매 요구는 반드시 거절할 것 ▲거래상대방과 다른 명의의 가상계좌나 금융기관명으로 오인될 수 있는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면 사기를 의심할 것 ▲사기범에게 속아 금전을 이체한 경우 경찰청 통합대응단(1394)에 신속히 신고할 것 등을 제시했다.
특히 타인에게 본인 명의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행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 명의 가상계좌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 피해자이면서도 범죄 편취 공모자로 의심받을 소지가 있다.
금감원은 “향후 가상계좌를 악용한 금융사기에 대해 관계기관 및 금융회사와 공동 대응을 강화하는 등 가상계좌 관련 보이스피싱 피해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