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 1명 추천…국민의힘 "이미 결정"
여야 외 추천 주체 '변협' 변경 여부 논의
李대통령 여당 추천 인사 지명 우려에
야권, '야당 추천' 또는 '합의 인사' 요구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왼쪽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뉴시스
[데일리안 = 민단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감찰관 추천 요청에 따라 여야가 관련 절차 협의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특별감찰관 10년 공백'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다만 야권이 '야당 추천' 또는 '여야 합의' 인사를 요구하고 있어 협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원내지도부는 전날 오찬 회동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본격 논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는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 절차 개시를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특별감찰관 임명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국회는 향후 추천 방식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과거엔 여당과 야당,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각각 1명씩 추천했는데, 여야 추천은 그대로 두고 변협 추천 방식은 유지 여부를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회동 후 "(과거 추천 방식을 참고해) 여야가 임명 절차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현행법상 국회가 15년 이상 판·검사나 변호사를 지낸 변호사 가운데 3인을 추천하면, 대통령은 3일 이내에 1명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를 포함해 4촌 이내 친인척,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공무원이다. 대통령과 특수 관계인들의 비위를 감시하기 위해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2016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사임한 이후 약 10년간 공석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검찰이 '감찰 내용 유출' 의혹으로 압수수색에 나서자, 이 전 감찰관은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도 임명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 과정에서 기능 중복 논란이 불거졌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여야 간 정치 공방 속에 추천 절차가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임명 요구를 정치 공세로 보면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고, 민주당은 대통령과 당시 여당의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논의는 공전을 거듭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특별감찰관 정상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관련 검토를 지시했다. 그는 "권력은 견제하는 게 맞고, 권력을 가진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견제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다만 그간 여당 내 후보 물색이 지연되며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했고, 지난 19일 이 대통령이 국회에 추천을 재차 요구하자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협의를 위한 회동에 나선 것이다.
여야는 각각 1명씩 후보를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의 추천 방식에 대해 협의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여당 추천 몫을 위한 후보군을 검토 중이며, 국민의힘은 이미 후보를 선정해 둔 상태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전날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 후 "이미 후보를 선정해 준비해뒀다"며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아주 신속하게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 시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이 대통령이 여권 추천 인사를 지명할 것이란 우려에 따라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에선 야당 추천 인사를 수용해야 한다거나 국회 추천 3인을 야당과의 합의로 선정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이 자리마저 위성 야당들과 독단적으로 강행하겠다면, 그것은 '특별감찰관'이 아니라 '특별경호관'을 뽑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