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85.6)·비제조업(84.6) 동반 부진
- 내수(90.8)·수출(94.3)·투자(95.4) 등 주요 부문 부정 전망
◆…울산조선소 전경[사진=연합]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한 달 만에 다시 부정 국면으로 돌아섰다.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 급등이 기업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동반 부진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BSI 수치는 85.1을 기록했다. BSI가 100을 웃돌면 전월 대비 경기 호전을, 100을 밑돌면 악화를 의미한다.
◆…(자료=한경협 제공)
종합 BSI 전망치는 지난달 102.7로 2022년 3월 전망 이후 48개월 만에 긍정 전망을 나타냈지만, 한 달 만에 17.6(포인트)p 하락하며 다시 부정 전망으로 전환됐다. 앞서 3월 BSI 실적치는 92.6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모두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4월 제조업 BSI 전망치는 85.6으로 3월(105.9) 대비 20.3p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했던 2020년 4월 전망 당시 24.7p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비제조업 전망치도 3월 99.4에서 14.8p 떨어진 84.6을 기록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시에 80대 전망치를 기록한 것은 2025년 1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제조업 세부 업종 10개 가운데 의약품, 전자 및 통신장비를 제외한 8개 업종이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은 64.3, 비금속 소재 및 제품은 69.2, 석유정제 및 화학은 80.0으로 집계됐다. 목재·가구 및 종이 83.3, 식음료 및 담배 83.3,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85.0,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 93.3,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 95.7도 기준선을 밑돌았다.
비제조업 7개 업종 역시 모두 부정 전망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는 63.2, 운수 및 창고는 82.6, 건설은 82.9, 여가·숙박 및 외식은 84.6, 정보통신은 86.7, 도·소매는 92.0,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는 92.9로 조사됐다.
◆…(자료=한경협 제공)
특히 원유 공급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석유정제 및 화학, 전기·가스·수도, 운수 및 창고는 물론 플라스틱 제조 등 원유를 기초 소재로 사용하는 비금속 소재 및 제품 업종도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한경협은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이 급등한 영향이 기업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4.6달러에서 3월6일 100.4달러, 3월20일 158.9달러로 상승했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중동-중국 항로 운임지수도 2월27일 224.7에서 3월20일 413.9로 뛰었다.
◆…(자료=한경협 제공)
부문별로도 전반적인 부진이 확인됐다. 내수는 90.8, 수출은 94.3, 투자는 95.4로 모두 기준선을 하회했다. 자금사정 89.7, 채산성 90.8, 고용 94.8도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재고는 102.6으로 기준선을 상회했으나, 재고의 경우 100을 넘으면 부정 전망으로 해석된다.
자금사정 BSI는 89.7로 2023년 6월 89.1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채산성 BSI도 3월 97.9에서 7.1p 하락한 90.8로 집계됐다. 한경협은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실물 경기 위축 우려가 겹치면서 기업들이 재무 건전성 악화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실물 경기 침체로 전이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생산 차질 등 기업 경영 활동의 위축을 방지할 수 있는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상 운임 급등분에 대한 재정 지원, 선제적 원유 확보를 위한 정책금융 제공, 중동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기업 대상 긴급 경영자금 대출 등을 예시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