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대행업자 '1000억대 허위계산서 발행'
5년치 미납세·가산세 더해져 최대 1억 부담
"이 대통령님 선처를" 유서 남기고 극단 선택
◆…26일 오전 10시 49분께 울산 북구 동울산세무서 청사 앞 야외주차장에서 50대 남성 민원인이 분신을 시도해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진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정리하는 모습. 2026.3.26 사진=연합뉴스
울산의 한 세무서 앞에서 거액의 세금 추징에 항의하던 택배노조 간부가 분신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9분 동울산세무서 청사 앞 야외주차장에서 5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분신을 시도했다. A씨는 택배노조 울산지부 산하 노동조합에서 지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이를 제지하던 세무서 직원 1명도 손과 머리카락 등에 화상을 입는 등 경상을 입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최근 울산지역 택배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세금 추징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지식이 부족했던 택배기사들은 그동안 수수료를 내고 대행업자 B씨에게 세무신고를 위탁해 왔으나 조사 결과 B씨는 무자격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B씨는 비용 지출에 따른 세금 공제액을 부풀려 세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1000억원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다 적발됐다.
문제는 이로 인한 책임이 기사들에게 전가되면서 발생했다. 세무당국은 B씨의 고객명단을 확보해 일괄적으로 과세자료 해명 절차에 착수했고 그 결과 기사 약 1000명에게 대규모 추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들은 5년치 미납 세금에 과징금과 가산세,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인상분까지 더해지면서 1인당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들의 고통을 지켜보던 지회장 A씨는 사고 직전 세무서 조사관과 면담을 하며 "성실히 살겠으니 한 번만 선처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원론적인 답변이 돌아오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분신 전 노조 단체 대화방에 "잘못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추징금이 너무 가혹하다"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유서형식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국세청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납세자의 세금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설명과 절차를 안내해 왔다"며 "세무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노조 측 설명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