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 김형준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율촌 제공]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여 법인세를 감면받은 법인이 수도권에 본사를 설치하면 수도권에 본사를 설치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법인세 신고기한의 다음 날부터 감면세액을 추징하는 것과 관련한 국세 부과제척기간이 기산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해당 공제세액 등을 징수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한 날'은 '의무불이행 등이 이루어진 시점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불이행 등을 사유로 하여 과세관청이 징수절차에 나아갈 수 있게 된 날'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원심 판결이 타당하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과세관청이 납세자의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기간이 도과하기 전에 과세예고통지와 동시에 부과처분을 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이다.
과세관청은 부과처분을 하기 전에 과세하고자 하는 내용을 납세자에게 알리고(과세예고통지), 납세자는 그 내용에 대해 과세전에 그 내용이 타당한 지 여부에 대해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이를 과세전적부심사라 한다.
납세자는 과세예고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과세예고통지와 같은 날에 부과처분을 하여 납세자가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할 수 없었다.
과세전적부심사는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이다. 그럼에도 세법은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과세예고통지일부터 국세 부과제척기간의 만료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이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인 법인이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여 법인세 감면을 받은 후 수도권에 다시 본사를 설치하였다. 세법은 이에 따라 수도권에 다시 본사를 설치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법인세를 신고할 때 감면받은 세액을 추가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는 이러한 추가납부를 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 과세관청은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부과처분을 하였다. 본사를 수도권에 설치한 날의 다음 날부터 부과처분을 할 수 있고, 부과처분의 제척기간은 이 날로부터 5년이 되는 날에 만료된다.
따라서 과세예고통지일로부터 그 만료일까지 남은 기간이 3개월 이하여서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부과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다는 것이다.
반면 납세자는 본사를 수도권에 설치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대한 법인세 신고기한(12월 결산법인의 경우 익년 3월말)의 다음 날부터 부과처분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신고기한의 다음 날부터 부과제척기간을 기산하면 과세예고통지일로부터 그 만료일까지 3개월을 넘는 기간이 남아 있었다. 따라서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한 부과처분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세법은 '공제, 면제, 비과세 또는 낮은 세율의 적용 등에 따른 세액을 의무불이행 등의 사유로 징수하는 경우'에는 '해당 공제세액 등을 징수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한 날'을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일로 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납세의무자가 일정한 의무의 이행을 조건으로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은 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과세관청이 공제세액 등을 추징하는 경우나 이에 준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여기에서 '해당 공제세액 등을 징수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한 날'은 '의무불이행 등이 이루어진 시점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불이행 등을 사유로 하여 과세관청이 징수절차에 나아갈 수 있게 된 날'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세법은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여 법인세를 감면받은 법인이 수도권에 본사를 설치하면 본사를 설치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대한 법인세 신고납부시 감면받은 세액을 추가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감면세액의 추징은 신고납부기한의 다음 날부터 가능하다. 따라서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일도 신고납부기한의 다음 날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한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결하였다.
다음과 같은 점에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 먼저 '징수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한 날'을 의무불이행 시점 자체로 볼 경우 납세자의 법인세 신고·납부일보다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일이 앞서게 되어 법체계에 반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지방세법은 '비과세∙감면받은 세액을 신고∙납부하도록 규정된 경우'의 지방세 부과제척기간 기산일을 '그 신고기한의 다음날'로 규정하고 있다. 국세라고 하여 달리 볼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5두34254 판결
조세일보 / 법무법인 율촌 김형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