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상승하고 항공 운항의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면서 여행 시장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3월 넷째 주(21~27일) 기준 글로벌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195.19달러로, 전쟁 이전인 전월 동기(99.4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고유가 흐름으로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지면서 여행객들은 유럽 등 장거리 여행지 대신 국내를 비롯해 일본, 베트남 등 근거리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Agentic AI 기반 글로벌 베드뱅크(Bedbank) 솔루션 기업 올마이투어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리스크 영향으로 내국인 국내 숙소 예약이 급증하는 등 여행 수요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고 14일 전했다.
올마이투어의 숙소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한 달간 내국인의 국내 숙박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2.7%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4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4월 1일부터 5일까지의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여행 수요가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여행 수요 역시 비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으로, 4월 유류할증료 인상을 앞둔 3월 말에는 항공권 연계 숙소 예약이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등 이른바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이 비교적 지정학적 리스크가 적은 ‘안전한 여행지’로 부각되면서 근거리 국가를 중심으로 한 인바운드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3월 한 달간 올마이투어를 통한 중국 및 동남아 관광객의 국내 숙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1%, 78.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형 이벤트를 계기로 단기간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BTS의 광화문 컴백 공연이 열렸던 3월 3주차 올마이투어 내 방한 외국인 예약 건수는 전주 대비 103% 급등했다. 이는 K-콘텐츠가 정부의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유치’ 목표 조기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여행 수요가 ‘근거리’와 ‘안정성’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소비 패턴은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는 ‘프리미엄 여행’과 비용 효율성을 중시하는 ‘가성비 여행’으로 수요가 나뉘는 흐름이다. 이에 올마이투어는 전세계 약 300만 개 숙소를 B2B 특가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OTA ‘어썸멤버십’을 통해 가격 안정성과 상품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여행 산업의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을 가속화해 동북아 대표 글로벌 베드뱅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올마이투어 이정기 여행사업부 본부장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항공 수요가 대형사(FSC) 중심 장거리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LCC) 위주 단거리 노선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자사 숙소 예약 데이터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환경 속에서도 독자적인 AI 기반 기술력과 광범위한 숙소 인벤토리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