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강화하는 네이버
카카오, '국민 AI 비서' 승부
네이버 세종 데이터센터
국내 양대 플랫폼이 연간 3조원이 훌쩍 넘는 돈을 쏟으며 AX(인공지능 전환) 리더십 선점을 위한 신경전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 2025년 연간 투입한 연구·개발(R&D) 비용은 합산 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2조2218억원가량을 R&D에 썼다.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매출 대비 비중은 전년 17.3%에서 18.5%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시설 투자(CAPEX)에는 1조3171억원을 투입했다. 전년보다 2배가 늘었다. AI 인프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춘천과 세종에 구축한 데이터센터의 건물과 서버 등에 투자했다.
네이버는 검색·쇼핑·로컬·금융 등 서비스 전반에 AI를 녹이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가속하기 위해 뿌리가 되는 AI 인프라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초에는 글로벌 500위권 슈퍼컴퓨터들과 대등한 수준의 컴퓨팅 자원을 확보했다.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B200(블랙웰)’ 4000장을 꽂아 국내 최대 규모의 AI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기존 ‘A100’ 2048장으로 약 18개월이 걸렸던 720억개 파라미터 모델 학습 시간을 약 1.5개월로 단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에 맞선 AMD와도 손을 잡았다. 자체 개발 LLM(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에 최적화된 고성능 GPU 연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GPU 공급 부족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비용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리사 수 AMD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역량과 클라우드 플랫폼을 갖춘 네이버는 AMD의 차세대 AI GPU 기술을 혁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
카카오 역시 조 단위 R&D 비용을 책정해 AX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1조2992억원을 미래 먹거리 발굴에 할당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전년과 유사한 16.0%다.
CAPEX는 6144억원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 측은 “미래 IT 데이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AI와 빅데이터 관리 운영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올해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의 정식 출시와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투자 활동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AI가 먼저 말을 걸어 일정 관리와 상담 등을 지원하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최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면서 ‘국민 AI 비서’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졌다.
여기에 카카오는 자체 AI 서비스의 안드로이드 생태계 안착을 위해 구글과 동맹을 맺었다. AI 글래스와 같은 차세대 폼팩터(구성·형태) 영역에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구글과의 협력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용자들에게 한층 진보된 AI 기반의 일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