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 끝에 상장 성공…폭등장 속 0.3%대 상승 그쳐
패닉 셀링 후 ‘기저효과’ 본 대형주… 단순 비교시 ‘통계적 착시’ 지적도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2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케이뱅크]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3번의 도전 끝에 5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지만, 주가 상승률이 1%에도 채 미치지 못하면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조 단위 대어의 등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으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는 평가다.
이날 케이뱅크는 공모가(8300원) 대비 0.36% 오른 8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한때 10% 가까이 오르며 기세를 올리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보합권에서 턱걸이했다. 이날 코스피(KOSPI)가 9.63% 오른 것과 비교하면 케이뱅크의 성적표는 더 도드라진다. 중동 전쟁 리스크 완화 가능성에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63% 올랐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1%·10%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다.
케이뱅크는 수요예측 단계에서 공모가가 희망 범위 최하단인 8300원에서 결정되면서 주식시장에서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상장일에 반전을 기대했지만, 드라마를 쓰기에는 뒷심이 부족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케이뱅크의 부진을 단순히 종목 자체의 경쟁력 부족으로만 몰아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코스피의 기록적인 폭등이 직전 이틀간 이어진 ‘패닉 셀링’(Panic Selling·공포 섞인 투매)에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발발 직후 지난 이틀간 코스피는 20% 이상 하락했고 5000선 붕괴 위기까지 몰렸다. 이후 전쟁 상황 완화에 대한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이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케이뱅크는 이런 하락장의 골을 겪지 않고 곧바로 시장에 진입했다. 비교 대상인 삼성전자나 대형주들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반등의 폭이 컸던 것이지, 케이뱅크 자체가 시장에서 완전히 외면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종목들은 전날까지의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승 폭이 커 보였던 것”이라며 “신규 상장주인 케이뱅크는 비교할 전날 주가가 없었기에 시장의 폭등세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통계적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