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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암초’ 불확실성 시대의 투자 전략은 [美·이란 전쟁, 시험대 선 韓 경제]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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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7개월 만 서킷브레이커 발동 개미들 패닉

금리·환율·공포지수 고려한 전략 재조정

코스피 지수가 10% 이상 급락한 4일 하나은행 중구 딜링룸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이란과 미국의 충돌 이후 중동 분쟁의 장기화 조짐으로 국내외 증시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대외적인 환경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전략을 재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대한 긍정과 부정론이 공존하는 가운데 유가와 금리, ‘공포지수’ 등 지수 가늠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극심한 변동성 장에 개미들 ‘오락가락’

올해 들어 국내 증시를 받치는 축으로 성장한 개인 투자자(개미)는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사태’에도 개인의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중동에서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등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이다. 세계 증시를 통틀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의 상승장이 큰 ‘암초’를 만난 격이다.

이란 사태 이후 개장한 코스피는 지난 3일과 4일 역대급 폭락을 보였다. 그러다 5일에는 10% 가까이 급등하는 변동성을 나타냈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5000, 6000 시대 개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예전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개미들이 지수를 지탱하는 축이 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819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1월(7001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개미들의 매수 우위 현상은 뚜렷하다. 지난 2월 27일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자가 역대급으로 던진 7조원을 그대로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의 낙폭을 축소하는 데 앞장섰다. 전날인 26일에도 개미들은 5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3월 3일에도 개미들은 ‘중동 사태’ 충격파와 관련해 지수 방어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들은 5조8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코스피 상승에 계속 베팅하는 흐름을 보였다. 개미들은 코스피가 반등한 5일 다시 1조8000억원의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변동성이 극심한 '현기증 장세'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도 시점 여부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수두룩했다. 40대의 회사원이라는 A씨는 주식 커뮤니티에 “지금 당장 매도해야 하는 ‘어깨선’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개인의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대응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올해 상승장으로 준수한 률을 올린 반도체 주주들의 경우 분쟁 장기화를 고려한 손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반면 ‘20만 전자’와 ‘100만 닉스’에 들어간 투자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물타기를 하거나 관망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B씨는 “아직까지 코스피 상승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란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오를 것 같아서 저점 매수를 조금씩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직전 고점 회복을 얼마나 빨리하느냐가 투자심리 회복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 불확실성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최근 월가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부상 중인 사모신용 부실화는 지속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지수가 10% 이상 급락한 4일 하나은행 중구 딜링룸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다양한 ‘공포지수’ 따른 전략 조정

전문가들은 ▲금리 ▲환율 ▲공포지수 등을 고려한 신중한 베팅을 조언하고 있다. 보통 증시는 유가와 금리 등락 여부에 따라 후미적 영향을 받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와 환율 등이 요동치고 있다. 분쟁 장기화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00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국내외 ‘공포지수’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정보 데이터시스템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린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30일간 시장 변동성에 대한 기대치를 수치화한 지수다.

보통 10~4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4일 VKOSPI 지수는 80.29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5일에는 70.75포인트로 하락했다. 지난 2월 27일 50포인트대였던 지수가 급등하면서 그야말로 공포장이 되고 있다. 일반 시장에서의 경우 40포인트 이상이 ‘과도한 공포’로 해석된다. 이는 반등 신호로 여겨지기도 한다.

월가의 ‘공포지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로 꼽힌다. VIX도 30일간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다. 이란 사태 발발 이후 VIX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3월 3일 뉴욕 증시도 장중 한때 28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4일에는 21포인트 수준을 보였다.

시장이 불안해질수록 VIX가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보통 20~30포인트는 경계심이 커지는 구간이다. 30포인트 이상 커졌을 때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공포심이 커진 상태로 해석된다. VIX는 상승장에서는 완만하게 하락하고, 하락장에서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중동 사태는 향후 국내 증시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투자 기회’ vs ‘신중론’으로 갈리고 있다.

먼저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막판 저항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에너지 쇼크’라는 근본적인 위험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과거 지정학적 위험은 지나고 나면 늘 기회였다”며 “VIX 30~40포인트 대에서 주가 바닥의 확률이 꽤 높다. 기회가 아주 멀리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1월 24%, 2월 19.5%의 급등세를 이어오면서 단기과열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현재는 전망보다는 대응이 유효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가격결정력은 (바닥 수준인) 주가비율(PER)보다 환율·외국인·변동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며 “환율 고착과 선물매도 재확대가 동반되고,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밸류에이션이 하단 구간에 접근해도 하방 테스트가 한 번 더 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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