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상품 80%가 3만원 이하…1년 새 매출 약 190% 증가
올해 ‘가성비’ 상품 확대…팝업·매장 개선 등 확장 집중
경기 수원시 팔달구 NC베이직 뉴코아아울렛 동수원점 매장 전경. [사진 강예슬 기자]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로고만 없지 똑같은데?”
지난 3월 17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NC베이직 뉴코아아울렛 동수원점 매장에서는 한 고객이 바람막이(윈드브레이커) 재킷을 만져보며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과 품질이 비슷하다”고 감탄했다. 일행도 “가격 대비 소재가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평일 오후라 방문 고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매장을 찾은 고객 대부분은 진열대에 놓인 상품을 구경한 뒤 한두 벌씩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한 중년 남성은 청바지의 가격을 확인하고는 입어보지도 않고 구매해 매장을 나섰다.
가격표를 살펴보니 ▲맨투맨 9900원 ▲청바지(데님) 1만9900원 등 1만~2만원대 제품이 주를 이뤘다. 가장 비싼 의류도 5만9990원을 넘지 않았다. ▲재킷 ▲상의 ▲바지 등을 합해 10만원 이내로 한 벌이 완성된다.
동수원점 3월 매출 30% 성장
NC베이직은 지난 2023년 9월 이랜드리테일이 유통형 SPA(제조·유통 일괄) 시장을 공략해 야심 차게 선보인 자체 패션 브랜드(PB)다. 고물가 시대에 초저가 상품 전략을 펼치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패션’으로 입소문이 났다.
NC베이직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전체 상품의 약 80%가 3만원 이하다. 대표 인기 제품인 데님의 가격은 1만9900~2만9900원 정도로 경쟁 SPA 브랜드 데님의 절반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지난 3월 17일 기준 누적 24만장 가까이 팔렸다.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024년 NC베이직의 연간 매출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NC베이직의 지난해 매출은 1년 전보다 약 19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NC베이직의 성장 가능성을 본 이랜드리테일은 NC베이직의 상품 종류와 매장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고 작년 서울 송파구 NC백화점 송파점 1층에 NC베이직의 첫 정식 매장을 열었다.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등 자사 유통점 30여개에서 소형·임시 매장 형태로 운영되던 NC베이직의 단독 매장이 생긴 건 브랜드 론칭 후 1년 6개월 만이다.
송파점에 이어 지난 3월 6일에는 동수원점을 NC베이직 뉴코아아울렛 동수원점을 95.9㎡(약 29평) 규모로 새단장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SPA 본연의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 매장을 개선하게 됐다”며 “단순한 재단장이 아니라 상품군을 확대해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서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캐주얼웨어 등 10종으로 시작했던 NC베이직은 최근 ▲이너웨어 ▲벨트 ▲모자 등으로 품목을 늘리며 일상 전반을 커버하는 ‘라이프웨어’ 브랜드로 확장 중이다.
NC베이직은 송파점에서 반응이 좋았던 가방·모자·양말 등 잡화와 심리스 브라·팬티 등 이너웨어를 동수원점에 새롭게 추가하며 상품 구성을 대폭 확대했다. 봄·여름(SS) 시즌을 맞아 부드러운 소재의 봄 색상(옐로·블루·핑크) 여성 스웨터와 최신 유행을 반영한 ▲절개 와이드핏 데님 ▲컬러 다잉 팬츠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제품인 ‘브라 내장 탱크탑’은 소재와 착용감 등을 개선하고 색상도 4종에서 6종으로 늘려 재출시했다.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리뉴얼 이후 3월 기준 동수원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7일 NC베이직 뉴코아아울렛 동수원점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강예슬 기자]
가격 역설계로 가격 경쟁력 확보·출시 속도↑
이날 만난 동수원점 점주 이모씨(51)는 “매장을 확장 이전한 뒤 확실히 고객이 늘었다”면서 “주말 오후에 특히 사람이 몰려 계산하기 바쁘다”고 전했다.
이씨는 “경기 불황이 길어지다 보니 확실히 주변 매장의 매출이 줄었지만 NC베이직 상품은 가격 부담이 적어 많이 사가는 편”이라며 “다른 브랜드보다 가격이 저렴한데 품질이 좋아 자신 있게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NC베이직이 ‘싸고 좋은’ 옷을 공급할 수 있는 이유는 판매가를 먼저 정해두고 이윤을 책정하는 ‘가격 역설계’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NC베이직은 소비자가 지불 가능한 가격대를 먼저 설정하고, 목표 판매 가격에 맞춰 상품을 기획·생산한다. 매입 원가에 특정 비율의 마진을 일괄적으로 붙여 판매하는 기존 소매 유통업체와는 다른 구조다.
이랜드리테일은 기획부터 디자인·생산·유통까지 모든 영역에서 전사적 수직계열화를 통해 최저가로 제품을 생산하는 유통 구조를 구축했다. SPA 브랜드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매장까지 직접 운영한다. 중간 유통 단계가 없고, 유통사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대규모 광고비도 쓰지 않아 가격 거품을 걷어낼 수 있다.
이랜드그룹의 통합 생산기지도 가격 경쟁력과 빠른 제품 출시 속도를 뒷받침한다. 이랜드리테일은 중국·방글라데시 소싱 지사와 베트남·미얀마·인도 생산 법인을 통해 원단 소재 개발부터 생산, 봉제까지 자체적으로 처리한다. 베트남 ‘탕콤 섬유 R&D센터’는 빠른 상품 기획과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NC베이직의 핵심 생산기지다.
현재 국내 유통사 가운데 해외에 자체 의류 생산공장을 직접 운영하는 곳은 이랜드가 유일하다. 글로벌 원단 소싱 전문가들이 국내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광저우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 등에서 A급 원단 업체를 찾고 원사부터 생산, 후가공 공정까지 통합 관리한다.
올해 이랜드리테일은 팝업스토어와 매장 개선 등 다양한 형태로 NC베이직을 확장할 계획이다. 제품군에는 ‘쿨 라인업’ 신상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 NC베이직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일상에서 자주 입는 모든 카테고리로 ‘가성비’ 상품을 확대 중”이라며 “앞으로도 SPA 본연의 모습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