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결제, 新시장이 되다]①
환전·결제·교통 기능 한번에 제공하자 이용객 수 급증
이장백 대표 "결제 넘어 플랫폼 서비스로 확대"
와우패스 선불충전카드와 모바일 와우패스 앱 화면. [사진 오렌지스퀘어]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약 1500만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2019년 약 1950만명)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는 흐름이다. 정부는 K-콘텐츠 확산에 힘입어 올해 방한 외국인이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관광 수요가 회복되면서 외국인 결제 시장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드 중심 결제 인프라가 고도화된 국내 환경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 역시 환전·결제·교통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으며, 이를 겨냥한 선불충전 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외국인 입소문 타고 ‘승승장구’
그동안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결제 방식은 크게 ▲현금(환전) ▲신용카드 결제(비자(Visa)·마스타(Master)카드 등) ▲QR결제(간편결제 페이서비스) 등 3가지로 구분됐다. 이 틈을 파고든 서비스가 바로 선불충전카드를 내세운 ‘와우패스’(WOWPASS)다.
지난 2022년 서비스를 시작한 와우패스는 오렌지스퀘어가 운영하는 방한 외국인 전용 인바운드 결제 플랫폼이다. 이 서비스는 국내 유일의 외국인 전용 올인원 결제 카드로, 환전·결제·교통 기능을 한 번에 묶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와우패스는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받는 정식 온라인 환전 영업자이기도 하다.
인천·서울·부산 등 주요 관광지, 호텔, 편의점 등 거점에 총 397대의 와우패스 키오스크가 운영 중이며 올해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미국·일본·중국 등 20여 개국 통화 환전을 지원한다. 쉽게 말해 외국인 관광객이 인천공항으로 입국 후 공항 내 키오스크에서 자국 화폐를 입금만 하면 한화로 환전된 후 선불카드에 충전까지 된다는 얘기다. 이 카드로 국내 어디에서든 결제가 가능하고 지하철이나 버스 탑승도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선불결제 서비스는 한패스, 신한카드의 ‘Trip.PASS’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다만 일부 서비스는 송금만 가능하거나 교통과 결제 등 일부 기능에만 특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전과 결제, 교통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서비스는 와우패스가 유일한 상황이다.
수수료에서도 와우패스는 기존 결제수단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 해외 신용카드는 대부분 국내에서 사용 가능하지만 환전 수수료와 국제 브랜드 수수료가 더해지면서 약 2~5% 수준의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와우패스는 환전 수수료 약 0.5% 수준만 부담하면 되고 별도의 결제 수수료는 없다. 알리페이 등 중국계 간편결제 역시 수수료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모든 상점에서 이용할 수는 없고 교통카드 기능 사용도 제한적이다. 와우패스 관계자는 “해외 신용카드는 비자나 마스타 카드의 국제 결제망을 활용하지만 와우패스 선불카드는 국내 결제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수료 구조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강점으로 와우패스는 한국을 찾았던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발급 수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중국과 일본 관광객 비중이 높은 가운데, 최근에는 동남아·미주권 이용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와우패스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2024년 외국인 관광 필수 앱’으로 ▲네이버 지도 ▲파파고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지표로 입증되고 있다. 가입자는 2024년 4월 100만명 수준에서 2026년 3월 기준 약 300만명으로 2년 만에 약 3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3억원, 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 8억원 대비 30배나 성장했다.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벌써 영업이익 흑자를 낸 것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아이돌 BTS(방탄소년단) 공연이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지난 3월 21일, 와우패스 일 충전금액이 3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와우패스 자체 하루 역대 최고 충전액이다. 공연 전날에는 27억9000만원이 충전됐다.
한편 국내 외국인 관광객의 결제는 여전히 신용카드와 간편결제(페이)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와우패스 이용자 역시 아직은 일본과 중국 관광객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앞으로 신용카드와 간편결제 이용자들을 대거 유치하고 이용 국가를 더 확대할 경우 성장할 여지가 있다.
특히 와우패스는 연간 약 2500만건의 외국인 결제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유통, 관광, 공공기관과 협력해 상권 분석과 관광 정책 수립에도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각종 뷰티, 유통업체들로부터 다양한 협업 제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렌지스퀘어는 이 데이터를 무기삼아 단순 결제를 넘어 플랫폼 서비스로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장백 오렌지스퀘어 대표 미니 인터뷰]
[사진 오렌지스퀘어]
Q. 별도 마케팅 없이 와우패스가 빠르게 확산된 배경은
A. 금융 서비스 특성상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해외여행 시 주변 추천을 많이 참고하는데, 저희는 초기 시장을 선점하면서 신뢰를 확보했다. 현재 유입 고객의 약 3분의 1이 지인 추천을 통해 들어올 정도로 입소문 효과가 크다.
Q. 네이버나 카드사들 등 경쟁 서비스 확대에 대한 대응 전략은
A. 경쟁 자체는 긍정적으로 본다. 시장이 커지고 더 나은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저희는 이미 재방문 고객과 네트워크 효과가 형성돼 있다. 실제로 이용자의 절반 정도가 재방문 고객이며, 동행자까지 함께 유입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Q. 단순 결제를 넘어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A. 결제뿐 아니라 외국인이 한국에서 겪는 불편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앱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별도 앱 설치나 인증 없이 와우패스만으로 이용 가능하다. 이런 편의성이 이용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Q. 향후 외국인 결제 시장을 어떻게 보나
A. 단순 결제 서비스를 넘어 관광과 연결된 플랫폼 경쟁으로 갈 것으로 본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더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발전할 것이며, 저희도 그 흐름에 맞춰 서비스를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