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흔들
지난 3월 결제액·이용자수 등 성장세 전환
해롤드 로저스(오른쪽)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프레시백을 들고 배송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쿠팡]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흔들리던 쿠팡이 다시 정상궤도에 올라선 모습이다. 결제금액 및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등 각종 지표가 유출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달(3월) 한국인의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결제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쿠팡의 결제액(추정)은 5조71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조1113억원) 대비 12% 증가한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수 역시 회복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쿠팡 앱 MAU는 3345만명으로 전월(3312만명) 대비 1% 증가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석 달 연속 MAU가 감소하던 흐름에서 처음으로 반등한 것이다.
와이즈앱·리테일 측은 "쿠팡의 결제추정금액은 지난해 11월 말 개인정보 유출 공식 발표 이후 석 달간 하락세를 보였다"며 "지난달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탈팡(쿠팡 와우회원 탈퇴) 효과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발표한 이후 온라인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탈팡, 쿠팡 불매운동 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SNS에는 탈팡 인증 게시글이 다수 게재된 바 있다. 이에 경쟁사들은 탈팡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쿠팡 최고경영진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2월 27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처음으로 육성 사과를 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는 지난 3월 19~20일 새벽배송 현장 체험에 나섰다. 국회 청문회에서 언급한 직접 현장을 살피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국회의원이나 기업인 등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쿠팡은 실제로 지켰다", "얼마나 일을 했는지 실제로 알 수 없지만 밤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주요 경쟁자들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네이버쇼핑·SSG닷컴 등이 탈팡 수요 잡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탈팡 수요 공략의 핵심은 이들을 장기적으로 붙잡을 수 있느냐였다"며 "현재 쿠팡 지표가 회복되는 것이 맞다면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프로모션 효과가 일회성에 그쳤다는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