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앞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 반대 시위.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시민권 획득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출산 관광’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예고했다.
현지 시간 1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전국의 ICE 요원들에게 전날 보낸 이메일에서 '출산 관광 이니셔티브'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출산 관광은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자동으로 시민권을 획득하는 헌법상 권리인 ‘출생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을 노리고 입국 목적을 속이는 등의 행위를 뜻한다.
로이터가 입수한 이메일에는 "합법적인 이민 절차를 악용하는 사기, 금융 범죄, 조직적 지원 네트워크"를 교란하는 것이 이번 단속의 목표로 제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 즉시,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거나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자녀에게는 출생 시민권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존 사우어 법무부 송무차관은 이 행정명령이 위헌이라고 제기한 소송의 대법원 변론에서 "중국 등 '적대국'의 미국 출산 관광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관들이 해당 행정명령이 헌법적 취지와 과거 판례에 어긋난다는 법리적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면서 행정부의 패소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국 ICE가 공권력을 통해 출산 관광 단속에 나서는 것은, 출생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이 위헌 또는 위법으로 결론 내려질 가능성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통제되지 않은 출산 관광은 납세자에게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고, 우리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60만 건의 미국 내 출생 가운데 출산 관광이 어느 정도 규모를 차지하는지 밝힌 공식적 통계는 없다. 다만 한 이민 반대 단체가 2016∼2017년 1년 동안 2만∼2만5000건의 출산 관광이 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중국의 부유층 여성들을 대상으로 '출산 숙소'를 운영한 중국 국적자들이 기소됐던 것이 ICE에 적발된 첫 출산 관광 단속 사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