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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조용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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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사회를 바라보고 있으면 유난히 시끄럽다. 누군가 독보적인 성취를 거두는 순간, 그를 향한 찬사는 특정 트리거로 인해 순식간에 집단적 분노로 변질된다. 비판을 넘어선 '끌어내리기'다. 감정 소비가 지나치게 빠르고 거칠다.

최근 기업들을 둘러싼 풍경은 전형적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혁신으로 유통 지형을 통째로 재편한 기업이나 최근엔 약 330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물론 국가 권력이 거대 플랫폼의 보안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같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었음에도 과거 SK콤 유심 정보 유출 당시와 비교해 정부의 대응 수위와 태도가 현저히 달랐다는 점은 짚어볼 대목이다. 범인 규명과 재발 방지보다,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전방위 압박이 먼저 부각되는 모습은 문제 해결보다 '기업 죽이기'에 방점이 찍힌 것처럼 비췄다.

더본코리아를 향한 시선도 이와 닮아 있다. 지난해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불거지자 대중은 기다렸다는 듯 백종원이라는 인물을 순식간에 악마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소음 너머의 숫자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재무제표를 보면 더본코리아는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쳐 2000억 원이 넘는 실탄을 보유한, 보기 드물게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기업이다.

무엇보다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6%대로, 수십 퍼센트의 이익을 남기는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에 비하면 업계 최저 수준이다. 그럼에도 '성공한 사업가는 곧 착취자'라는 프레임 속에서 기업의 체력과 경영 성과는 좀처럼 논의되지 않는다.

연예계도 다르지 않다. 박나래, 조진웅 등 대중적 호감도가 높았던 이들이 논란에 휘말릴 때마다, 잘못의 경중을 따지기보다 과거의 모든 행적을 끌어와 인간 전체를 부정하는 방식의 공격이 반복된다. 잘못이 있다면 사회적 합의에 따른 책임을 지면 된다. 그러나 정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집단 린치'는 오히려 정의와 거리가 멀다.

비난의 소리는 지나치게 시끄럽다. 이 소음 속에서 우리는 종종 착각한다. 마치 온 세상이 분노하고, 모두가 등을 돌린 것처럼.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논란 속에서도 쿠팡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백종원의 식당을 찾는 시민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논란의 대상이 된 이들을 조용히 응원하거나, 적어도 판단을 유보한 채 침묵하는 이들은 소리 높여 비난하는 이들보다 훨씬 많다.

응원과 지지는 본래 조용하다. 알고리즘은 분노를 증폭시켜 실시간 랭킹에 올리지만, 시민들의 신중함과 침묵은 기록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시끄러운 쪽이 언제나 '다수'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사회를 실제로 움직이는 힘은 대개 소란이 아니라 침묵에서 나온다. 조용히 소비하고, 조용히 지켜보며, 조용히 선택하는 사람들이 결국 시장과 문화의 방향을 결정한다.

우리는 혹시 비난의 물리적 크기를 민심 그 자체로 착각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착각이 반복될수록 누군가의 성공은 죄가 되고, 기업의 성장은 의심의 대상이 된다. 사회 전체의 발전에는 명백한 마이너스다.

'조용한 사람들'을 주목해야 한다.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고, 비난에 가담하지 않는다고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때로 침묵은 무기력이 아니라, 가장 서늘하고 강한 형태의 판단일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댓글창의 거친 목소리가 아니라, 저변에 흐르는 조용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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