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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3년만 하면 병원 건물 올리던 시절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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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과 원로 4인이 진단한 ‘K-외과’의 몰락

외과가 의대생들의 선망을 받던 시대도, 고된 만큼 보람이 돌아오던 시대도 이젠 다 끝났는가?

의료전문채널 ONN닥터TV 개국 2주년 기념 대담에 나온 한국 외과 원로 4인의 말은 그래서 더 무겁게 들린다. "이미 반쯤은 맞다"고 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사회를 맡은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은 부산대병원장, 부산광역시의료원장, 부산보훈병원장을 지냈고 대한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패널로 나온 노성훈 강남세브란스병원 특임진료교수도 연세암병원장을 지냈고, 대한위암학회 회장과 대한암학회 이사장도 거쳤다. 또한 김선회 중앙대 광명병원 외과 석좌교수는 서울대병원 외과 과장을 거쳐 대한외과학회 회장,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회장을 지냈고, 손수상 계명대 동산의료원 석좌교수는 동산병원장과 계명대 동산의료원장, 대한위암학회장·대한암학회장·대한외과학회장을 역임했다.

ONN닥터TV '대한민국 외과의 길을 묻다' 녹화 현장. 사진=ONN닥터TV

이번 대담의 핵심은 단순히 옛날을 그리워하는 향수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먼저 나온 말은 돈 이야기였다.

노성훈 교수와 김선회 교수는 "외과가 오랜 시간 고난도 수술과 당직, 응급 대응을 떠맡아 왔지만,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쪽에서는 수술의 난도와 책임이 커졌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가 구조가 너무 오래 굳어졌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예전엔 외과 개원 3년이면 병원을 짓는다는 말도 있었다"며 함께 웃은 원로들은 지금 외과가 왜 젊은 의사들에게 외면받는지에 대한 냉정한 진단을 이어갔다.

낮은 보상, 과도한 책임, 번아웃(burn-out), 그리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구조. 원로들은 외과가 더 이상 '힘들지만 자부심 있는 길'이 아니라, '힘든데 지켜주지도 않는 길'이 돼가고 있다고 봤다. "희생만 강요하는 구조로는 젊은 의사를 붙잡기 어렵다"는 말은 그래서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구조 진단에 가깝다.

하지만 원로들이 더 무겁게 본 것은 따로 있었다. 법적 위험이다.

외과는 원래 위험을 안고 가는 진료과다. 고위험 수술이 많고, 최선을 다해도 불가항력적 결과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그 결과에 대해 "과실이 명확하지 않아도 형사 책임까지 져야 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 누가 수술대 앞에 서겠느냐"는 것이다.

원로들은 "지금의 외과 위기는 한 과(科)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선 표정이 더 무거워졌다. 외과 의사가 줄어든다는 건 결국 여러 과가 협력해야 할 응급수술, 중증수술, 야간수술을 버틸 사람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특히 지방 대학병원 응급실과 수술실부터 먼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번 대담에서도 전공의 지원 급감이 이미 현장의 질 저하와 번아웃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외과가 무너지면 마지막 순간 환자를 살려내는 축 하나가 비는 셈이라는 이야기다.

김선회 교수의 경고는 더 직설적이었다. "미래에 외과 의사가 사라지면, 결국 외국 인력 의존이나 해외 원정수술 같은 왜곡된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 노성훈 교수도 "10~20년 뒤에는 질 좋은 외과 의사가 크게 줄어 'K-외과'의 명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한국 외과가 지금까지 쌓아온 성과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경고다.

그렇다고 이들이 과거만 그리워한 것은 아니다. AI와 로봇수술 이야기도 나왔다. "진단 보조와 판독, 수술 계획 보정에서 기술은 더 커질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대담에 나온 원로들의 판단은 분명했다. "수술방 마지막 순간의 결정, 예상 밖 출혈과 유착, 급변하는 환자 상태에 대한 대응은 결국 사람의 손과 결단이 맡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AI 시대일수록 오히려 제대로 훈련된 외과 의사의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외과 원로 4인이 공통으로 말한 위기 신호는 결국 네 가지였다. ▲ 낮은 수가와 보상 ▲ 수술 결과에 대한 과도한 법적 부담 ▲ 전공의 지원 급감과 현장 번아웃 ▲ AI 시대에도 대체하기 어려운 숙련 수술 인력의 붕괴 위험 등.

결국 이제 남은 질문은 단순하다. 외과를 다시 살릴 것인가? 아니면 방치할 것인가?

원로들은 답도 분명히 했다. "수가 체계를 손보고, 외과 의사를 지켜줄 법적 안전장치를 만들고, 젊은 의사들이 "이 길을 가도 되겠다"는 최소한의 전망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했다. 외과가 무너지면 제일 먼저 타격을 받는 건 결국 환자다. 수술은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한편, 이들 외과 원로 4인의 ONN닥터TV 대담 '대한민국 외과의 길을 묻다-한국 외과의 현실과 미래'는 오는 29일 오후 6시 방송된다.

왼쪽부터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 노성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특임교수, 김선회 중앙대 광명병원 석좌교수, 손수상 계명대 동산의료원 석좌교수. 사진=ONN닥터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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