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4월 19일 10시 4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전력기기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동미전기공업의 경영권 매각 작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변압기 업종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지만, 5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기업가치를 두고 매도자와 원매자 간 눈높이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미전기공업 매각 절차는 현재까지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원매자들과의 협상은 이어지고 있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로는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다. 인수를 검토하던 일부 후보군 역시 최종 의사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인수를 고려하던 한국투자증권 PE본부도 현재는 검토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미전기공업이 속한 변압기·전력기기 산업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송·배전망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중장기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업황과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자산으로 평가받지만, 실제 거래는 가격 문제에 가로막힌 모습이다. 매도자 측은 산업 성장성과 향후 확대 가능성을 반영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하는 반면, 원매자들은 현재 금융시장 환경을 반영해 보다 보수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은 금리 부담과 투자심리 위축이 맞물리며 전반적으로 ‘가격 디스카운트’ 기조가 형성된 상태다. 인수금융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내부률(IRR)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과거 대비 공격적인 베팅이 줄어든 분위기다.
변압기 업황만 놓고 보면 매도자 기대가격이 완전히 비현실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현재 시장에서는 미래 성장성을 선반영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기에는 부담이 큰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동미전기공업 인수를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검토하던 운용사도 최근에는 검토를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력기기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SI)의 참여 여부도 변수다. SI가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가격 간극이 좁혀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뚜렷한 ‘게임 체인저’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매도자가 기대치를 일부 조정하거나, SI가 프리미엄을 인정하는 구조가 형성되지 않는 한 당분간 교착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매각 절차에 본격 착수한 이후 현재까지 의미 있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