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北, 핵탄두 설계 능력 상당 수준 축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인 '대구경방사포'의 발사 장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과거 여섯 차례 핵실험 과정에서 이미 핵탄두 소형화 등 기술과 설계의 고도화를 달성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핵탄두의 기술 고도화를 위한 7차 핵실험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28일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의 과거 차례 핵실험을 기술적으로 재분석한 결과, 북한이 3~4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뒤 이미 상당한 수준의 탄두 소형화 및 설계 고도화 능력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2017년 6차 핵실험은 미사일 탑재를 위한 핵심 기술인 완성형 '증폭핵분열탄'을 시험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봤다.
38노스는 2006년과 2009년 실시된 1·2차 핵실험에 대해 "폭발력은 작았지만, 소득이 있는 실험"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핵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 폭발력 증대를 위해 개발된 '부양 코어'(levitated core)와 같은 진전된 설계 개념이 북한의 핵실험에도 적용됐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한이 초기부터 효율을 높이고 탄두의 크기를 줄이기 위한 방향을 모색했을 수 있다고 봤다.
38노스는 2013년 3차 핵실험부터는 북한이 공식적으로 '소형·경량화'를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2016년 단행된 4·5차 핵실험에서는 폭탄의 위력을 높이는 증폭핵분열탄 방식 또는 개량형 핵분열 탄두 관련 시험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38노스는 이 과정을 단순한 폭발력 증대를 위한 기술 개량이 아니라, 미사일 탑재를 염두에 둔 설계 고도화 과정으로 해석했다. 즉 핵무기의 전략적 운용을 전제로 한 소형화·표준화 과정이 여섯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단계적으로 진행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17년 9월 실시된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수십~수백 킬로톤(kt)급 폭발로 평가되며, 이는 북한이 주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탑재용 수소탄'의 이론적 폭발력과 일정 부분 부합한다고 38노스는 분석했다.
38노스는 6차 핵실험이 완성형 증폭핵분열탄 관련 실험이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이를 통해 북한이 탄두의 출력 조절 능력까지 확보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다양한 미사일에 적용 가능한 핵탄두 설계 역량이 상당 부분 축적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 때문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하더라도, 이는 핵탄두 관련 기술 개량을 위해서라기보다 성능을 확인하고 새로운 운용 개념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일 것으로 38노스는 예상했다. 이미 개발 완성을 선언한 전술핵 카트리지인 '화산-31'의 실전 검증이나 한 발의 미사일로 여러 타깃을 공격할 수 있는 다탄두(MIRV) 체계 운용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용어설명>
■ 증폭핵분열탄
핵분열탄의 핵분열 과정에서 핵융합으로 생성된 고에너지 중성자를 핵분열성 물질에 투입하면, 핵분열 반응이 더 빠르게 진행되어 핵분열이 일어나는 비율이 커진다. 이로 인해 같은 핵분열 장치라도 수율이 2배 이상 증가하면서도, 핵융합 반응 자체의 에너지 기여는 상대적으로 작다. 증폭핵분열탄은 핵탄두 소형화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있으며, 핵분열과 핵융합 기술이 모두 필요해 개발 난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