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군사 충돌 속 2026 북중미 월드컵 참가 여부 두고 신경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이 오는 12월 5일 워싱턴DC 소재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2025.08.22. ⓒ AFP=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이란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참가를 환영하지만 안전 문제 때문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에 오는 것을 환영하지만 그들이 그곳에 있는 것이 적절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그들 자신의 생명과 안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트럼프의 트루스소셜 게시물은 이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첫 메시지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해야 한다"는 초강경 입장을 밝힌 직후 게시됐다.
이번 월드컵 주최국인 미국 입장에서 이란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참가 자체는 환영할 일이지만, 안전 문제를 이유로 참가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이란 정부는 월드컵 참가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이란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 최고 지도자를 암살한 상황에서 월드컵 참가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지난 8~9개월 동안 두 차례의 전쟁을 우리에게 강요했고 수천 명의 국민을 죽였다"며 "우리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월드컵에 참가할 가능성은 없다"라고 부연했다.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한다.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같은 조에 편성돼 있다.
이란의 일부 조별리그 경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소파이 스타디움과 워싱턴주 시애틀 루멘 필드 등 미국 내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양국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참가가 어려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참가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다른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 이란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 데 이어, 이후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의 대화에서는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출전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