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자 수 3분의 1 넘겨…특검 파견 등으로 인력난 심화
"야근·주말 출근으로도 감당 안 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스1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검찰청 폐지를 6개월 앞두고 검찰의 인력 유출이 빨라지고 있다. 퇴직 검사 수가 올해 3월을 지나기도 전에 지난해의 3분의 1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과 특검팀 파견 등으로 인해 근무 인원이 크게 줄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전날(27일)까지 퇴직한 검사는 58명이다. 최근 사의를 밝힌 저연차 검사들의 사표 수리가 완료되면 이달 말까지 퇴직 검사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퇴직자 수는 175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으며, 이 중 평검사는 6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년 미만' 검사들의 퇴직도 많이 늘어났다. 2021년 22명에 불과했던 10년 미만 근무 검사들의 퇴직은 지난해 50건으로 대폭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여기에다 5개 특검에 파견된 인력까지 더하면 일선 검찰청의 인력 부족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5일 기준 5개 특검팀에 파견된 인력은 총 67명에 달한다. △내란 특검 23명 △김건희 특검 23명 △해병 특검 8명 △상설특검 2명 △종합특검 11명이다.
파견 인력의 총원을 올해 퇴직한 검사 수와 합치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인천지검의 현원(106명)보다 많다.
인력 유출로 인해 일선 청에서는 "평일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도 감당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미현 대전지검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천안지청 검사 정원은 35명이지만 현재 수사 검사 8명, 공판 검사가 4명"이라며 "특검, 합수본 등 각종 명목으로 어디 가버렸다"고 적었다.
이어 "수사 검사 1인당 미제는 500건을 돌파했고, 불제사건이 1인당 100건이 넘는다"며 "매일 쏟아지는 신건을 고작 8명이 나눠 가지고 있는데, 최근 수사 검사 중 2명이 사직을 선언해 곧 떠난다"고 밝혔다.
안 검사는 "어제는 지방 모 검찰청 검사가 쓰러져 중환자실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오늘은 야근을 밥 먹는 듯하던 후배 검사가 응급실에 갔다"며 "그럴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보완수사권을 검찰에 남겨둔다 해도 이렇게 망가진 상황에선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한 부장검사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모 지청의 경우 검사 1명당 담당하는 사건 수가 700건을 초과했다고 한다. 또 다른 지청은 검사 1명당 400건이 넘는 사건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검사는 "3대 특검이 끝나고 파견 검사들이 복귀해서 밀린 사건들 정리하고 있지만, 1년이 넘어간 미제사건들은 회복이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