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공천 신청을 보이콧한 끝에 오늘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공천장을 냈습니다. 오 시장을 입장 발표에서 장동혁 대표 비판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정치부 김윤수 차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1. 오 시장이 후보 등록 안 할 거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본인도 완강했던 걸로 아는데, 마음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오 시장 측근들부터 취재를 해봤습니다.
들어보니까 '나가냐 마냐'를 두고 측근 그룹이 격론을 벌였다고 합니다.
먼저 이번 선거 나가면 안된다는 쪽은 "국민의힘 지도부 믿을 수 없다" 이겁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정신 못 차리고 당 지지율만 까먹은 게 지금 지도부인데, 여기랑 같이 합을 맞춰서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나 있겠냔 거죠.
"지금 당 상황은 강성 유튜버들이 주도하는 판인데, 여기 들어가는 게 맞냐"같은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고 합니다.
반면 이번 선거 꼭 나가야 된다는 쪽은 "당 지도부가 그런 지경인 만큼 오히려 이럴 때 오 시장이 나가야 더 주목받을 거"란 판단입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당내에서부터 쇄신 목소리가 커질 거고, 그때 오 시장이 주도해서 판을 바꾸면 가능성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본인, 오 시장은 어땠을까.
정말 안 나오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선거판 어려운데 나갔다 지면, 서울이 날아가면, 자칫 선거 패배 책임에 대한 독박을 쓸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일부 의원들이 출마를 계속 설득하고, 같이 선거를 뛰어야 하는 구청장들도 도와달라고 하니 무시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자칫 이 국면이 장기화 될 경우엔 피로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한창 스포트라이트 받았다가 발 빼버리면, '선수가 텃세부리더니 간만 보다가 빠진거냐', 역풍이 불 가능성도 적지 않거든요.
이럴바에 당으로 깊숙히 들어가서 변화를 시도해보겠단 정치적 결기도 어느정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
다만 배수진을 친 것까진 좋았는데, 더 이상 끌고 가기엔 당내 세력도 없고, 힘이 부쳤단 한계도 드러냈단 평가입니다.
Q2. 결국 오 시장이 얻은 건 뭔가요? 당이 바뀌었나요?
오 시장 요구사항의 핵심, 바로 혁신선대위였습니다.
사실상 장동혁 대표의 2선 후퇴를 의미한거죠.
그런데 지도부,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공천 다 결정된 뒤에 만드는 게 선대위지, 지금 당장 뭘 만드냐' 선을 그은 거죠.
지도부가 박민영 대변인의 재임명을 보류한 게 오 시장의 인적쇄신 요구에 화답한 거란 말도 있지만, 오 시장 측은 "그정도론 택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오 시장, '정말 얻는 거 하나 없이 손해 보는 장사에 억지로 뛰어든거냐'라고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우선 절윤 지도자 이미지 만들면서 존재감 드러냈죠.
또 이렇게 당 안팎의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혁신을 이끌어내고 만약 승리를 한다, 보수 진영의 리더로 우뚝 서게 됩니다.
만약에 패배를 하더라도 '질 거 알고도 나온 선당후사 결단'에 오히려 박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더라도 정치적 자산을 쌓을 수 있는 만큼 당 일각에선 이번 오 시장의 승부수, 철저히 계산된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그리고 보세요.
오늘 당장 여론의 관심이 확 쏠렸잖아요.
정치인에게 이거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Q3. 기획재정부 출신이자 주요 당직을 맡았던 초선 박수민 의원이 추가로 후보 신청을 했습니다. 변수가 될까요?
그동안 오세훈 시장이 공천 접수를 안하면서 당내에선 '사실 플랜B가 있다"는 이런 말이 돌았습니다.
기자들이 '그래서 누구냐' 취재를 했는데, 오늘 서울 강남을 초선 박수민 의원이 후보 등록을 했습니다.
그래서 물었어요.
"의원님이 플랜B입니까"
그러자 박 의원 "난 플랜A다" 했어요, 내가 오 시장 경선용으로 뛰는 거 아니란 거죠.
이로써 서울시장 경선판 6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는데요.
지금 이정현 공관위원장과 당 지도부가 원하는 게 '뉴페이스' 잖아요.
현역 단체장 물갈이하겠다고 하면서 파열음이 적지 않은데, 결국 현역인 오 시장도 경선 방식에 따라서 당내 공천 싸움이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단 전망이 나옵니다.
Q4. 당내 반발 많았던 부산시장, 전략 공천아닌 경선으로 결정됐다고요?
조금 전에 당 공관위의 현역 컷오프 기조 말씀 드렸죠.
당내에선 살생부란 말도 돌았는데,
가장 먼저, 박형준 부산시장 배제하고 주진우 의원에 단수 공천 주자는 게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입장이었습니다.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는데, 당내 반발이 의외로 거셌습니다.
박 시장은 "공관위가 망나니 칼춤 준다"고 했고, 부산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도 '경선을 거쳐서 컨벤션 효과, 시너지 효과를 내야지, 이렇게 무작정 자르면 본선 경쟁력 떨어질거다.
결정 재고해달라'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박 시장 경쟁자인 주 의원조차 "경선하게 해달라"라고 했거든요.
결국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한 발 물러났습니다.
당내에선 이런 말이 나와요.
오세훈 시장의 경선 참여와 부산시장 경선 실시로 당내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되면서 파국적 결말은 피하게 됐단 겁니다.
서울과 부산이라는 가장 큰 퍼즐이 맞춰지면서 이제 당도 혼란에서 벗어나 진짜 선거 모드로 돌아서게 될 거란 기대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보수의 텃밭 대구시장 공천을 앞두고 '중진 컷오프설'이 돌면서 지뢰밭은 여전합니다.
지금까지 김윤수 차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