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생존 수단으로 핵개발에 뛰어들게 할 것
핵무기 가진 북한에는 정권교체 언급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메릴랜드=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에서도 적국의 핵심 지도부를 무력화하거나 정밀 타격해 제거하는 '참수 작전'을 구사하면서 국제사회에 핵확산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이 될 수 있는 국가들이 정권 전복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체제 생존 수단으로 외교보다 핵개발에 전력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에반 쿠퍼 연구원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미국-이란 전쟁이 세계에 보내는 신호는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이란을 향한 미국의 무력 사용은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미국 주도의 정권 전복을 피하기 위해 먼저 핵 프로그램을 개발한 다음,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대해 정권 교체를 강행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언급이 거의 없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특히 미국의 적대국들이 향후 외교적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미국과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에 납치됐고 이란 핵협상 와중에 대규모 공습이 이뤄진 것은, 미국이 손을 내미는 협상이 시간을 벌고 정보를 얻어 결국 정권 교체를 이뤄내려는 '위장 전략'에 불과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지적이다. 쿠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외교를 포기했다"며 "이런 접근 방식은 향후 미국의 외교 활용을 상당히 저해할 것"이라고 짚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조지프 로저스 핵문제 프로젝트 부소장도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단기적인 이란 핵확산 위험을 중대하게 줄였을 수 있지만, 새로운 유형의 핵확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란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60% 농축 우라늄' 400㎏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란의 핵·미사일 연구진이 이번 사태 와중에 여기저기로 흩어지면서 핵개발에 관심 있는 국가나 비국가 세력과 접촉하게 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란 개입은 관리하기 더 어려운 광범위하고 분산된 분쟁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