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 사망·37명 부상… 현장 혼란 '극심'
볼리비아 군인들이 지난달 27일 라파스주 엘알토 공항 인근에서 군 수송기 추락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엘알토=EPA 연합뉴스
볼리비아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군용기의 추락 사고 현장이 흩뿌려진 지폐를 줍기 위해 몰려든 주민들 때문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항공기 탑승자뿐만 아니라 지상에 있던 사람들까지 60명 가까이 죽거나 다친 대형 참사였는데, 무려 3,000여 명이 '돈'을 노리고 한꺼번에 달려든 탓이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인원만 50명에 육박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달 27일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가 위치한 라파스주(州)의 엘알토공항에서 발생했다. 승무원 8명을 태운 볼리비아 공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주변 도로로 추락한 것이다. 이달 1일 기준 인명 피해 규모는 승무원 1명과 어린이 4명을 포함, 사망자 22명과 부상자 3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신 훼손 정도가 심각해 당국의 희생자 신원 파악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사고 당시 '통화 물자 수송' 작전 중이었던 수송기에는 720만 달러(약 105억 원) 상당의 볼리비아 신권 지폐 1,710만 장이 실려 있었다. 불시착한 기체의 파손과 함께 어마어마한 양의 지폐가 공중에 뿌려졌고, 이를 목격한 주민 3,000명이 순식간에 몰려들면서 현장에선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경찰은 최루탄까지 동원하며 인파를 통제했다. 에르난 파레데스 볼리비아 내무부 차관은 "총 49명이 기물 파손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볼리비아 금융 당국은 현장에 남은 지폐를 모두 소각했다.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폐 513만 장(총량의 30%)가량의 행방에 대해서도 추적할 방침이다. AFP는 볼리비아 경찰이 해당 지폐를 무단 취득한 용의자들의 주거지 22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다.
볼리비아 정부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사흘간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1일 엑스(X)를 통해 "유족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고 사건 경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투명하게 조사하도록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분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