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시 車 5부제, 수출 통제 등 강구해야"
"자본시장법, 野 위원장이라 아무것도 못해"
"부동산 세금은 핵폭탄... 써야 하면 쓴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실에서 열린 제10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미국·중동 전쟁 여파로 불거진 고유가 대책으로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는 '차량 5·10부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쟁 추경"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상황 장기화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의 빠른 편성도 거듭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현재 같은 상황이라면 잠시 진정됐던 석유 가격이 다시 불안정해지고 민생 경제 전반에 가해질 충격도 커지게 될 것 같다"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필요시 수출 통제, 원전 가동 확대도 강구해야"
이 대통령은 석유 공급선 다각화를 주문하는 한편 "상황이 어려운 만큼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동참도 필요하다"며
"에너지 절약 노력의 범사회적 확산을 위해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또는 10부제 등 다각도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에 수립
하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적용 대상 차량 범위, 위반시 불이익 내용에 따라 체감되는 불편함은 천차만별인 만큼 국민 이해를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필요하면 (에너지) 수출 통제도 검토하고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늘린다든지 비상대책도 강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입구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따른 차량 2부제 실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법안소위 안 여는 정무위에 "진짜 문제...매우 부당"
이 대통령은 저소득층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한 조속한 추경 편성도 주문했다. 특히
'전쟁 추경'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국회도 최대한 빨리 심사해 달라"고 속도전을 당부
했다.
아울러 증시 부양책 등을 점검하면서
"정무위가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이 위원장이라 지금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며 "나라의 미래를 놓고 이런 식으로"
라고 개탄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장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어 "국회가 다수 의석이 있으면 다수 의석대로 토론해 보고 안 되면 의결해야지, 아예 안 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도 했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입법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다.
국회 정무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체회의를 세 번 열었으나 법안소위는 한 번도 열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세금은 핵폭탄...써야 하면 쓴다"
부동산 안정화 문제도 다시 꺼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은 금융과 공급 대책이 우선이라고 전제한 뒤
"세금 문제는 어찌 됐든 마지막 수단이다. 전쟁으로 치면 핵폭탄
같은 것"이라며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후의 수단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 (관련 정책 마련의) 준비를 잘해달라"
고 지시했다. 집값이 오르면 세제 카드도 얼마든 꺼낼 수 있다는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발신한 것이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522조 원)를 투자하기로 한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조치 입법인 대미투자특별법 법률공포안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에 따라 정부출자 자본금 2조 원 규모의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신설돼 대미 투자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