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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지 못하는 청년들 [2030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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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바보 같지만, 그리 도덕적이지 않은 내가 왜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까 고민했다. 답은 두 가지였다. 일단 겁이 많다. 그리고 혼내는 어른들이 있었다. 나보다 도덕적인 친구들이 있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생님, 선배, 친구, 부모님에게서 피드백, 가르침, 훈육이라는 다양한 이름의 조언을 받았기에 선을 넘지 않을 수 있었다. 이 고민은 결국 환경이 좋았고, 이 환경을 누릴 수 있을 정도로 운이 좋았다는 다소 허무한 결론으로 이어진다.

앞서 내가 언급한 환경은 소위 금수저 내지 중산층의 조건으로도 꼽히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는 당연하고, 너무나 기본적인 안전망이기 때문이다. 이토록 친밀하고 당연한 환경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니다.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그 운조차 주어지지 않은 청년들이 보인다.

매년 만 18세를 맞이한 약 2,500명의 청년이 아동양육시설과 위탁가정에서 퇴소한다. 이들은 자립준비청년이라 불린다. 보건복지부 2023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46.5%가 살면서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이는 일반 청년의 4배다.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고려한 비율은 18.3%로 일반 청년의 약 8배에 달한다. 그런데 끔찍한 생각이 들 때 가장 필요한 도움이 무엇이냐 물으면, 답은 의외였다.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나 멘토'였다. 경제적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보다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2023년 기준 전국 자립 지원 전담 요원은 161명으로 1명당 71명을 담당한다.

소외된 이유는 단순하다. 2,500명은 표가 되지 않는다. 수가 적으니 정치적 관심은 늘 뒷전이었다. 지금까지 청년 정책은 4년제 대학생의 졸업 후 취업, 취업한 직장인들의 내 집 마련에 국한됐다. 정치인들에게 이들은 표가 되기 때문이다. 부모라는 울타리 없이 사회에 내던져지는 청년들이 청년 담론에서 줄곧 배제되어온 이유가 저기에 있다. 혼내는 어른도, 탈선을 막아주는 보호자도, 돌아갈 커뮤니티도 없이 자립과 고립의 경계선에 놓인 청년들에겐 그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

다행히 복지 제도가 예전보다 발전했다. 자립수당 월 50만 원에 자립정착금 1,000만 원 이상이 주어진다. 그러나 아직도 돈을 주고 나가라고 등 떠미는 격에 가깝다. 영국은 만 25세까지 전담 상담사가 붙고, 주거부터 재정관리까지 꾸준히 도와준다. 싱가포르는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직업 훈련을 돕고 취업 시점까지 사후 지원을 제공한다. 생애주기에 맞춘 정책과 심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자살 생각이 들 때 필요한 도움 1위가 '친구와 멘토'였다는 사실을 상기해보자. 네트워크가 없는 이들에게 돈만 쥐어준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없다.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취업하는 청년들, 부모 없이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 청년들도 이 나라의 청년이다. 유재석은 2008년 코스모폴리탄 인터뷰에서 동료 출연자들에 대해 "조금만 지켜보고 물 조금만 줘도 꽃을 피울 수 있다. 그냥 밟지만 말아주세요." 라고 말했다. 꽃피는 3월에 아직 꽃피우지 못한 청춘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보자. 이미 많은 풍파를 겪은 자립준비청년들이 밟히지 않도록, 조금 더 지켜주고 조금 더 돌봐주면 좋겠다. 그것이 그들보다 먼저 태어난, 그저 운이 조금 더 좋았던 우리들의 책무 아닐까.

구현모 뉴스레터 어거스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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