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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을 여자로 살다가 하루아침에 남자가 된 자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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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미셸 푸코 '알렉시나 B.로 불린 에르퀼린 바르뱅'

미셸 푸코는 19세기 자살한 양성구유자 에르퀼린(남성명 아벨) 바르뱅을 조명한 책 '알렉시나 B.로 불린 에르퀼린 바르뱅'의 서문에서 바르뱅의 수기 '회고록'을 두고 "19세기의 의학과 사법이, 너의 진정한 성정체성이 뭐냐고 집요하게 캐물었던 개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남긴 회상록"이라고 규정했다.

1868년 프랑스 파리에서 30세 남성 아벨 바르뱅이 자살한 채 발견된다. 법의학자 오귀스트 타르디외는 망자가 남긴 '회상록'을 1876년 저서 '정체성의 법의학적 문제'에 소개한다. 한 세기쯤 지나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926~1984)는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타르디외 책에서 바르뱅의 유고를 찾아낸다. 아델라이드 에르퀼린(애칭 알렉시나) 바르뱅이란 이름의 여성으로 스물두 해를 살다가 1860년 남성 아벨로 호적을 변경한 양성구유자(남녀 생식기를 모두 갖고 태어난 사람)가 죽기 전 짧은 생애를 비극적으로 돌아보는 내용이다.

푸코는 바르뱅의 '회상록', 그의 생식기를 검진한 의사가 법원에 제출한 남성 판정 보고서, 여교사가 하루아침에 남자가 됐다는 당시 가십성 기사들, 바르뱅의 사인이 아닌 생식기에 초점을 맞춘 부검 보고서 등을 한데 모아 1978년 프랑스에서 '알렉시나 B.로 불린 에르퀼린 바르뱅'을 출간했다. 이태 뒤 미국에서 영어판을 낼 때는 바르뱅 실화를 모티프로 한 독일 의사 오스카 파니차의 단편소설 '수녀원 스캔들'과 푸코 자신의 서문 '진정한 성'을 보탰다. 한국어판이 나온 건 처음으로, 푸코 사후인 1994년 재출간된 프랑스어판을 옮겼다. 푸코의 유고 '양성구유자들'(2025)을 편집한 에릭 파생 파리8대학 교수의 해제와 국내 푸코 연구모임 '오트르망' 일원이자 이번 책 번역자인 심세광·전혜리의 해제가 추가됐다.

이 책은 푸코의 지적 여정이 1960년대 '지식의 고고학'에서 1970년대 '권력의 계보학'으로 완연히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연구물로 꼽힌다. 이 시기 푸코는 '감시와 처벌'(1975), '성의 역사 1: 지식의 의지'(1976)를 잇따라 펴내고, 권력이 부단히 담론을 생산하면서 급기야 인간의 가장 은밀한 영역인 성까지 통제하는 '생명관리정치'로 나아가는 양상을 천착한다. 줄곧 여자 기숙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여성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던 바르뱅이 결국 법률과 의학의 검열을 피하지 못하고 '진정한 남성' 지위를 부여받은 뒤 사회 부적응으로 몰락해가는 과정은 푸코에게 생명관리정치의 생생한 작동 사례였다.

알렉시나 B.로 불린 에르퀼린 바르뱅·미셸 푸코 지음·오트르망 심세광 전혜리 옮김·앨피 발행·374쪽·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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