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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셈법을 우선 순위에 둔 당내 경선 [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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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커진 국민의힘 당내 경선

지방선거보다 짧은 당규 개정

단기셈법 아닌 당내 합의 필요

이정현(오른쪽)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구시장 경선 후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돌이켜 보면, 당내 경선 논란이 없던 선거는 없었다. 물갈이 공천, 인적 쇄신, 개혁 공천은 새로운 공천 기준을 알리는 정당의 대표적 슬로건이었다. 열세에 있는 정당일수록 공천 기준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지만 선거 승리를 예상하는 정당도 예외 없이 엄정한 공천 기준을 강조하였다. 정당의 쇄신 노력 때문인지, 유권자의 개혁 요구 덕분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새로운 공천 기준을 '통과'한 다수의 신진 정치인이 진입해, 지난 총선 초선의원 비율은 43.7%에 달한다. 당내 경선의 역사가 긴 미국(14.1%), 프랑스(27.4%), 독일(35.6%)보다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매번 새로운 공천 기준의 도입은 민주화와 세 차례 탄핵 정국을 경험한 정당이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당명 개정이 선거전략인 적도 있었지만 이제 당내 경선이 유권자 지지를 동원하는 선거운동의 일환이 되었다. 당내 경선 보편화 속에서 그 기준과 절차가 주로 쟁점이 되었다.

2년 전 총선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곤혹스러웠던 공정성 논란은 이번에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대선 시행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국민의힘은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혁신공천론’과 ‘혁신선대위론’ 대립에서 제기된 ‘혁신’ 논란을 잠재우지 못한 채, 지도부 선거책임론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추가 공모에 반발한 예비후보에게서 충북지사 후보내정설이 흘러나오는가 하면, 선정에 탈락한 의원이 공천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하였다.

모두 당내 경선 문제다. ‘후보공천 당규’ 개정 이후 공천기구는 당내 경선 후보 선정기준을 결정하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2월 후보공천 당규를 개정하고 당원투표(50%)와 여론조사(50%)를 합산한 4년 전 당내 경선 방식으로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 후보를 결정한다고 발표하였다. 쟁점은 국민의힘 공천기구가 공표한 공천 배제, 가산점 등 당내 경선 후보 선정 기준이었다. 충분한 논의 없이 불과 두세 달 전에 결정된 당규 개정과 선정 기준이 당내 불만을 키웠다. 연이은 재심 신청과 후보 단일화론에 공천기구의 권위마저 휘청이고 있다. 당내 경선 기준과 절차에 대한 당내 합의보다 선거셈법을 우선순위에 둔 결과다.

후보 공천 당규는 이번만이 아니라 다음 선거 예비후보의 ‘매뉴얼’이며 공천 기준은 신진 정치인의 성장경로다. 문제는 당규 개정의 간격이 지방선거 주기 4년보다 짧다는 점이다. 빈번한 당규 개정이 의미하는 바는 정당 지도부가 바뀌면 공천기구도, 그리고 다음 선거 예비후보에게 적용될 공천 기준도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공천 기준 시효는 기껏해야 이번 지방선거까지인 셈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옳은, 명확한 정당 매뉴얼이 있어야 좋은 정치인이 입당하고 성장한다. 2022년 영국 보수당은 개방형 경선제를 12년 만에 폐지하였다. 2017년 프랑스 사회당도 17년 만에 당원투표제로 되돌아갔다. 당내 경선 방식을 바꾸기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정당 지도부의 단기적 선거셈법에서 벗어나 당내 논의와 합의를 기반으로 한 명확한 기준과 절차가 제도화되었을 때, 장기적 비전을 갖는 선거전략을 세울 수 있으며 당내 경선 과정에서 빚어지는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있다.

박경미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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