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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 그날 이후 [한국의 창(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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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복잡해진 사법 절차의 현실

상호검증시스템, 복원할 방법 요원

'국민의 억울함'을 푸는 방법이 핵심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뉴스1

2026년 10월 ‘그날 이후’ 우리 형사사법체계는 국민들이 바라는 선진 형사사법체계로 이행할 것인가? ‘그날 이후’ 검찰이 담당하던 기능은 중대범죄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과 기소 및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분리되고,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을 시작으로 지난 6년 우리 형사사법체계는 격랑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국민 관점에서 이런 변화가 바람직한지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전해지는 분위기는 매우 걱정스럽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수사 지연 심화, 수사 품질 저하, 책임 전가식 핑퐁 수사 및 갈등'이다. 문제는 부작용을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10월이 되면 수사절차는 되돌이표처럼 반복되어 언제 종결될지 알 수 없는 ‘무한궤도’ 내지 ‘뫼비우스의 띠’처럼 복잡해질 것이다. 돈과 권력 있는 사람에 비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기 힘든 평범한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은 더 고통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것을 ‘개혁의 완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마지막 논쟁거리인 ‘보완수사권’을 공소청 검사에게 부여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유·무죄의 일차적 판단을 내리는 검사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사건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적법 수사를 통해 증거수집이 되었는지 관여할 수 없는 현 시스템에서, 보완수사권을 준다 한들 기록만 넘겨받은 검사가 그 안의 허점을 찾아 보완하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수사기관(경찰, 공수처, 중대범죄수사청, 특사경)과 검사가 중대재해, 금융, 재산범죄 등 법리가 복잡한 사건,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사건 등 정치적 오해가 없는 사건을 선별해 사건 초기부터 협력하는 시스템을 왜 포기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국가가 무료로 제공하던 적법 절차와 유무죄 판단에 대한 상호검증시스템이 붕괴된 자리를 이제 개인이 돈과 권력으로 메워야 하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

한때 표적 수사, 별건 수사, 정치적 수사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개혁 대상이 된 검사들은 좌천되거나 조직을 떠났고, 남아있는 검사들은 무력하다. 더 이상 권력기관의 검사로 자신을 보지 않는다. 담합 등 ‘공정거래’ 분야 수사 등을 통해 성과를 내며 국민의 박수를 받는 부서의 검사 일부만이 마지막 수사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의 수사권은 또 왜 박탈돼야 하는지 수사, 기소 분리론자들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형사부 검사는 기록에 파묻혀 이름 모를 국민의 억울함이 없는지, 숨겨진 범죄는 없는지 살피며 하루를 보낸다. 특검과 합수본이라는 이름으로 차출된 수많은 경력 검사들의 빈자리를 반토막 난 인력과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임 검사들이 메우면서 1인당 미제 500건을 들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스스로 ‘파산지청’의 검사들이라 칭한다. 검사도 사람이다. 숨 쉴 틈이 있어야 기록이 보이고, 기록을 보고, 사람을 만나야 범죄를 찾고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다. 파산지청 검사들에게 그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2026년 10월, 형사사법체계에 불어닥칠 커다란 변화는 우리에게 검찰청 폐지, ‘그날 이후’로 기록될 것이다. 해바라기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노래 '그날 이후'와 달리 미로와 같은 사법절차 속에서 겪을 지독한 혼란과 무질서, 그리고 약자들의 비명이 커질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검찰청 간판이 내려가고 공소청 깃발이 오르는 ‘그날 이후’ 우리가 진정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국민의 억울함’이다.

김후곤 변호사·전 서울고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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