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사상 첫 여성 최호정 의장
"공든 탑 흔들 수 있어 무관용 원칙 임해"
12년 의정 활동 생활밀착형 조례 만들어
"가사돌봄 노동 경력 인정 뜻깊은 성과"
"용산에 '운동장 없는 학교' 추진 반대"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시의회 본관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기훈 인턴기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공천 비리로 구속된 김경 전 서울시의원 사건을 계기로 의원 스스로 공적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 의장은 지난달 26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불거진 사건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일탈"이라며 "서울시의회 혹은 지방의회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지방의회 도덕성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그는 "의원 한 명 문제로 의회가 어렵게 쌓아온 신뢰의 공든 탑을 흔들 수 있어 철저히 무관용 원칙(제명)으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공천 헌금 1억 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또한 가족 회사에 수의 계약 형태로 서울시 사업을 몰아줬다는 특혜 의혹이 불거져 서울시 감사가 진행 중이다.
2024년 7월 서울시의회 첫 여성 의장으로 취임한 최 의장은 당시 3등급이었던 시의회 청렴노력도(국민권익위원회 평가)를 지난해 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최 의장은 "청렴을 대원칙으로 반부패 행동강령을 강화하고 구성원 모두가 실천한 결실이다"라며 "하지만 시민 눈높이에는 여전히 부족하고 개선할 점이 많다"고 했다.
특히 시의원들의 가족회사 수의계약 문제 등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제도적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제도의 빈틈을 악용하는 데 대해 제도를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 등을 지원하기 위한 수의계약 제도가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26일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기훈 인턴기자
최 의장은 정부와 서울시가 공급 규모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 호 공급 방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당초 계획대로 6,000호 공급이 아닌 1만 호 공급을 할 경우 학교 부지가 부족하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의회는 교육청이 학교설립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제출하면 해당 안건을 심의 의결한다. 최 의장은 "1만 호를 공급하면 운동장 없는 학교를 세울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이 뛰어놀 운동장이 있어야 하는데 가구만 늘려놓으면 학교도, 도로도 다 부족해 주민들이 쾌적하게 살 단지를 만들 수 없다"고 정부안에 반대했다.
최 의장은 12년 의정 경력 중 가사돌봄 노동 인정 조례를 성과로 꼽았다. 전업주부로 19년을 살아온 그는 "가사돌봄은 가정을 지탱하는 필수 노동인데, 우리 사회는 경력 인정을 하지 않는다"며 "가사돌봄 노동 시민에게 서울시장 명의로 경력인정서를 발급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었던 건 수많은 시민의 애환을 이해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6월 의장 임기 만료를 앞둔 그는 6·3 지방선거에서 서초구청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를 정치인으로 키워준 서초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다"며 "12년 의정 경력으로 축적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구민의 하루를 지키고 생활 속 불편을 빠르게 해결하겠다"고 했다.
최시중 초대 방송통신위원장 장녀인 최 의장은 2010년, 2014년,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