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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회와 인종차별 사이… 성찰 없는 과학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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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현재환 '다민족 과학'

2024년 2월 17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기념대회에서 이자스민 당시 녹색정의당 의원을 포함한 참가자들이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행진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한양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책 제목으로도 삼은 핵심 주제어 '다민족 과학'을 이렇게 정의한다. "한국의 유전학자와 생의학 연구자들이 '다문화 사회 만들기'와 관련해 필요한 과학적 지식과 자료를 생산하고, 미디어 등을 통해 그들의 주장에 과학적 권위를 부여해온 활동들."(8쪽) 이주민 증가라는 현실에 부응해 시민사회는 물론 정부도 적극 가담하고 있는 담론이 '다문화 사회'인 만큼, 다민족 과학은 과학이되 사회적·정책적 맥락과 떼놓을 수 없는 과학이다. 저자가 이 책을 '지식사회학적 분석 작업'으로 규정하며 전체 5장 가운데 3개 장(2~4장)을 할애한 이유다.

유전학자 김욱 교수 연구팀의 기념비적 성과, 한국인의 '이중 기원' 규명을 둘러싼 모순적 상황을 다룬 3장은 특히 흥미롭다. 연구팀은 방대한 DNA 분석을 통해 한국인이 북방계와 남방계의 혼합 민족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원래 다민족 사회'라는,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 그러나 연구비를 대준 기관은 동북아역사재단. 중국 동북공정에 맞서 '고구려도 한민족'임을 입증하려 부심하는 곳이었다. 정부의 상반된 요구에 고심하던 연구팀이 묘안을 떠올렸을 때, 독자는 '지식(담론)은 그것의 형성 과정에 작동하는 권력과 함께 살펴야 한다'는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를 떠올릴 법하다.

책 내용의 전반적 이해를 위해 하나 더 짚을 점은, 왜 '다문화 과학' 대신 '다민족 과학'이란 개념어를 썼는가다. 여기엔 유전학·생의학 발전이 우리 사회의 오래되고 폭력적인 믿음이었던 단일민족 신화를 해체했다는 긍정적 의미가 없지 않다. 그러나 저자의 의도는 따로 있다. 과학계가 별생각 없이 '민족'을 한국인과 비한국인을 생물학적으로 구별하는 잣대로 쓰면서,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과학적 땔감'을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

그게 과학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인가 싶을 수 있지만, 저자는 여태 실험실과 논문에서 사회적 금기어나 다름없는 '인종'이 분별없이 언급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각성을 촉구한다. "과학자들의 비성찰적인 언어적 관행 자체가 부문적으로나마 인종화의 초기 작업의 토대가 된 것이다."(150쪽)

다민족 과학·현재환 지음·문학과지성사 발행·172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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