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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 확대 논의에서 살펴야 할 것들[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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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증권분야에 한정됐던 집단소송제를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하는 ‘집단소송법 제정안'이 일괄 상정됐다. 집단소송제 확대 논의는 늘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운다. 다수 피해를 보다 쉽게 구제하자는 주장에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법은 명분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봐야 한다. 지금 논의되는 집단소송법안에서 우려되는 것은 권리구제의 확대 그 자체보다, 소송을 제도적으로 부추기는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분쟁 해결 제도는 본래 피해를 회복하고 갈등을 정리하는 장치여야 한다. 그런데 소송 개시의 문턱이 낮아지고, 일부 대표당사자의 판단으로 광범위한 이해관계가 한꺼번에 묶이며, 소송 자체가 상대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때부터 소송은 권리구제의 통로가 아니라 협상력 확보의 수단이 되기 쉽다. 실제 피해의 실질보다 소송의 규모와 파급력이 먼저 주목받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대표당사자형 집단소송은 실제 피해의 내용과 범위, 책임의 정도가 서로 다른 사안까지 하나의 절차로 밀어 넣으려는 유인을 키울 수 있다. 피해 회복의 필요성보다 소송의 상징성과 전략적 효과가 부각되면, 분쟁 해결 제도는 본래 취지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소송은 어디까지나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제도 자체가 소송을 손쉬운 선택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현재 한국의 입법 움직임은 가장 강력한 소비자 구제방법인 미국식의 강력한 효력(Opt-out, 제외신청형)을 도입하되, 유럽이나 일본처럼 남소(소송 남발) 방지 장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실익은 작고 변호사 보수만 커지는 이른바 ‘쿠폰형 합의’가 반복적으로 논란이 됐다. 영국과 호주 역시 집단소송과 소송자금조달이 결합할 때 소송 남발과 기획소송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별도로 점검하고 규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집단소송은 도입 여부보다 그 주변에 어떤 소송 유인 구조가 형성되는지를 얼마나 통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입증 부담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기울고 광범위한 자료 제출과 불확실한 손해액 산정 방식까지 결합되면 기업은 재판 결과 이전에 소송 자체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이나 신생 기업에는 이런 부담이 훨씬 더 치명적이다. 결국 투자보다 방어가 먼저가 되고 혁신보다 분쟁 대응이 앞서는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법이 분쟁을 정리하기는커녕 사회 전체를 상시적 소송 리스크 속에 밀어 넣는 셈이다.

집단소송제의 성패는 이름이 아니라 작동 방식에서 갈린다. 권리구제 제도가 분쟁 해결보다 소송 유인에 먼저 반응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제도는 이미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형적 확대가 아니다. 남소를 막고 기획소송을 차단하고 절차적 균형을 지키는 설계가 먼저다. 제도가 시장과 사회를 보호해야지 사회 전체를 ‘소송 대비 체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소성규 대진대 부총장·공공인재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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