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기자 metaxy@sisajournal.com]
송금 의혹·연어 술자리·녹취록까지…쟁점마다 김 전 회장이 중심
"사실은 인정, 대납은 부인"…엇갈린 진술 속 남은 의혹엔 '침묵'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무효화로 이어질 수도 있는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민주당이 3월22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국정조사 대상 7건 중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은 사건이다.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초대 평화부지사를 역임했다. 2024년 6월 검찰은 이 대통령도 이 전 부지사와 공범이라는 취지로 기소했다. 여권은 윤석열 정권 검찰에서 조작된 수사·기소의 대표적 사례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3월4일 X(옛 트위터)에 검찰의 압박 수사 정황이 담긴 '김성태 녹취록' 보도를 직접 거론했다. 검찰의 조작 수사가 살인이나 강도보다 더 나쁘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는 3월25일 시사저널TV와의 인터뷰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대북송금을 인정한 본인의 진술을 바꾼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3월27일자 <"'대북송금 인정' 김성태 진술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었다"> 기사 참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진실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 인물 김성태 전 회장의 국정조사 발언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연합뉴스
법원 "쌍방울, 경기도 대신해 북한에 돈 보내"
대북송금 사건의 발단은 2023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그 이전인 2022년 쌍방울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의 성격은 2023년 1월 김성태 전 회장이 국내 송환된 후 달라졌다. 수원지검은 이 전 부지사가 2018~22년 쌍방울 측에서 받은 뇌물의 대가성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쌍방울이 2019년 경기도를 대신해 800만 달러(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경기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를 북한에 줬다는 취지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5일 뇌물, 대북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에 대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사법부는 김 전 회장 등 쌍방울 측이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돈을 보냈다는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사건 당시 경기도지사(2018~21년)인 이 대통령도 기소됐다
(표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 일지> 참조).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윤석열 정권 검찰이 김 전 회장, 쌍방울 직원들에게 '말 맞추기'를 연습시켜 이 대통령까지 관련된 것처럼 만들었다는 의구심이 나왔다. 정치권은 이른바 '연어 술자리' 의혹에도 화력을 더했다. 이 전 부지사는 1심 선고 전인 2024년 4월4일 자신의 재판에서 처음 이런 주장을 했고, 그해 10월2일 수용자 신분으로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2023년 5~6월쯤 검찰청에서 연어 술 파티가 있었다"고 했다. 검찰과 김 전 회장이 연어와 술이 곁들여진 수원지검 식사 자리에서 이 대통령 관련 진술을 하라고 자신을 회유했다는 것이다. 법무부 특별점검팀은 지난해 9월17일 술자리 정황이 있어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밝혔고,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약 7개월 동안 조사 중이다.
김성태 4월 국정조사에 시선 쏠려
국회 국정조사는 4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민주당은 3월25일 특위를 열고 이 대통령 사건 수사검사 등 1차 증인 102명을 단독으로 채택했다. 이 대통령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대북송금,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뇌물 수수 등 7개 사건과 관련해 대장동 의혹 수사팀 검사들과 대북송금 사건 관련 박상용 검사 등이 포함됐다. 판사인 기우종 법원행정처장 권한대행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 전 회장, 대장동 민간업자이자 검찰의 압박 수사를 폭로했던 남욱 변호사 등도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들 가운데 정치권의 압박에도 입을 열지 않았던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주목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24년 7월12일 1심에서 대북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유죄 선고를 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1월 국내 송환 뒤 대북송금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한 반면, 이 대통령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2023년 3월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이 "이재명에 돈 준 적 없다"고 한 말이 쟁점이 되기도 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이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는 6월3일 지방선거 전인 5월8일까지 진행된다. 조사 기간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연장될 수 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국감·국조법) 제8조는 '감사 또는 조사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訴追)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이에 따른다면 이 대통령은 퇴임 후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5건의 재판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