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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파워 시대, 'K관광'이 성공하려면 [권상집의 논전(論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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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sisa@sisajournal.com]

일본은 관광으로만 연 90조원 …'K관광'도 경상수지 효자 노릇 할까

BTS·한강이 촉발한 글로벌 수요…숙박·지역·콘텐츠 연결 '로드맵' 절실

이재명 대통령이 2월25일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대통령이 해당 회의에 참석한 건 7년 만이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관광은 그간 서비스업으로 규정돼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제조업에 비해 정부 차원의 관심이 높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러나 BTS를 중심으로 한 K팝과 K콘텐츠, K푸드, K뷰티 등 전 세계적으로 'K열풍'이 일어나며 정부 역시 관광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관광이 대한민국의 핵심 국가 전략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관광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설정할 수 있는 국가는 드물다. 관광 산업이 국가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유산·쇼핑·콘텐츠·자연경관 등 다양한 매력과 스토리가 총집결돼야 한다. 반도체·배터리·자동차는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관광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징 자본의 성격이 강하기에 육성하기도 쉽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2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관광 산업, 국가 매력·스토리의 총집합체

한 해 5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 산업의 선도 국가는 프랑스·스페인·미국·이탈리아·튀르키예 등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관광 강국들이다. 프랑스(루브르박물관·와인·에펠탑), 스페인(지중해 해변/축제·프리메라리가 축구), 미국(디즈니랜드··할리우드), 이탈리아(로마·베네치아·역사와 미술관), 튀르키예(이스탄불 문화·자연관광) 등 국가의 품격과 브랜드를 좌우하는 상징 자본이 풍부한 나라들이다.

고속성장을 위해 반도체·자동차·조선 등에 집중하며 제조업을 육성했던 한국은 섣불리 관광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관광은 단순 서비스로 치부됐고, 산업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영역으로 간주됐다.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 관광객도 수도 서울을 일회성으로 방문하는 데 그쳤다. 비자, 출입국 제도, 숙박시설에 관한 총체적인 점검과 관리, 노하우가 요구되기에 전략산업으로 관광을 키우는 건 불가능했다.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우리가 달라졌다. 관광 산업에 눈길을 돌린 이유가 있다. BTS와 블랙핑크가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각종 영상 콘텐츠가 한국의 문화와 길거리를 온라인 공간에 확산시켰다.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통해 한국인의 정서와 깊이를 전 세계 독자층에 알렸다. 그 결과, 아시아를 넘어 한국을 방문하려는 글로벌 잠재적 수요층이 폭발했다.

결정타는 일본의 관광 산업 성장에 있다. 국가의 스토리가 눈에 띄어야 하고 시장에 맡겨야 관광이 성장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은 일본의 성공으로 무너졌다. 일본 정부는 비자 및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역의 명소를 알리는 등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관광 산업을 육성했다. 그 결과 지난해 4300만 명의 관광객을 일본으로 불러들였다. 참고로 2015년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숫자는 1973만 명이다. 10년 사이 관광객 규모가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4300만 명이 쓰고 간 돈은 90조원에 육박한다. 수출 규모로 치면 자동차 산업에 이어 관광 산업이 2위에 올랐다. 이는 우리 정부가 관광을 전략산업으로 재인식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반도체·철강·자동차 산업의 성장은 특정 기업의 브랜드가 연상되지만, 관광은 해당 국가 주요 도시의 특성·지역상권·숙박·교통 등 전체적인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브랜드 파급효과가 무궁무진하다.

3월15일 서울 경복궁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관광' 육성, 국가 품격의 바로미터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얀센(Rolf Jensen)은 1999년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를 통해 정보화사회 이후 '이야기와 꿈'이 경제와 사회를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가 성장하고 사람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소비자와 대중의 선택과 판단 기준이 제품 및 서비스 기능 및 가격 등 이성적·정량적 요소에서 감성, 가치, 스토리 등 정서적·정성적 요소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기업, 도시, 국가 모두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지성이 아닌 마음과 감정에 호소하는 스토리를 가져야 브랜드 파워가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경쟁과 혁신의 중심이 가격과 기능에서 경험과 감성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우리가 관광 산업을 핵심 전략산업으로 규정해 육성하는 건 방향성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콘텐츠, 뷰티, 음식에서 한국 고유의 문화를 알렸기에 우리에게는 타이밍도 유리하다.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철강·자동차의 성장은 국가의 양적 성장과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매우 중요한 전략산업이다. 다만, 해당 산업의 호황이 우리의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 해당 산업의 과 관심이 주로 대기업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반면 관광 산업은 지역의 식당, 농촌 등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과 일자리를 안기고 해외 관광객의 방문은 우리의 문화적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공헌한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870만 명으로 추정된다. 역대 최대 기록이지만 4300만 명을 기록한 일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이라는 양적 성장과 함께 비자, 공항, 콘텐츠, 숙박 개선 등 질적 성장의 전환을 약속했다. 국가의 품격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서라도 관광 산업은 'K혁신'의 이정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도권 외 관광 거점 지역을 설정해 지역 분산과 함께 의료·웰니스·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분야를 육성해 일회성 방문이 아닌 지속적인 관광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흩어져 있는 영화·음악·웹툰·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연계하고 해당 콘텐츠에 소개된 지역 명소의 스토리도 알려야 한다. 관광객 흐름, 인기 장소, 소비패턴 분석, 데이터 관리를 통해 관광 정책 개선도 주기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관광은 방문하는 이의 꿈과 감성, 경험을 키우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 산업이다. 소프트파워의 시대, K관광 육성은 반드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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