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임수 기자 imsu@sisajournal.com]
행정법이론실무학회·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 5월8일 '기업 복합 제재의 법적 과제' 공동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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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과징금 △징벌적 손해배상 △영업정지 △형사처벌이 동시에 부과되는 이른바 '기업 복합 제재'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최근 한 대형 플랫폼 기업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사례를 보면 그 양상이 뚜렷하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과징금이 수백억 원대에 이르고, 별도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태료가 부과됐다. 나아가 피해자 집단소송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졌고, 대표이사에 대한 형사고발이 더해지면 하나의 사안을 두고 네 가지 이상의 제재가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공정거래 분야에서도 복합 제재 사례는 빈번하다. 담합 행위가 적발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더해 피해 사업자의 손해배상 청구, 시정명령, 경우에 따라 형사처벌까지 이어진다. 최근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하도급법·대리점법·가맹사업법 등으로 확대 도입되면서 기업이 부담하는 제재의 총량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IT 산업의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전자상거래법, 공정거래법 등 복수의 법령이 하나의 사업 행위에 중첩 적용되면서 동일한 행위가 여러 규제 기관의 제재 대상이 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규제 법령이 잇따라 신설되면서 이 같은 복합 제재 리스크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사단법인 행정법이론실무학회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산업법센터가 오는 5월8일 오후 2시부터 제주 부영호텔에서 '기업에 대한 복합적 제재의 현대적 의미와 법적 과제'를 대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1997년 창립 이래 KCI 등재 학술지 《행정법연구》를 발간하며 행정법의 이론과 실무를 선도해 온 행정법이론실무학회와 2006년 설립 이래 KCI 등재 학술지 《경제규제와 법》을 발간하며 경제규제 분야의 연구를 선도해 온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는 제재 체계 전반에 대한 법리적 재검토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공동 학술대회를 기획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제재 수단을 '금전적 제재'와 '비금전적 제재' 두 축으로 나눠 심층 분석한다. 제1세션에서는 박현정 한양대 법전원 교수가 영업정지·형사처벌 등 비금전적 제재의 구조적 한계와 경제형벌 체계의 재구성 방안을 논의하고, 제2세션에서는 이승민 성균관대 법전원 교수가 징벌적 과징금·손해배상 제도의 확산에 따른 중복 제재의 법적 쟁점과 통제 방안을 다룬다. 제3세션 대담에서는 학계·법조계·산업계 전문가들이 규제의 실효성과 기업 방어권의 균형을 위한 새로운 제재 패러다임을 모색한다.
박재윤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회장(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지금은 기업에 대한 다양한 제재의 영향이 통상문제로까지 급속히 확산되는 시기이므로, 제재에 대한 법적 정당성과 체계 정합성에 대한 학문적 점검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규제의 실효성 확보와 기업 방어권 보장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의미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