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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갑 최대 격전지 되나…한동훈-조국-하정우의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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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경 기자 jungiza@sisajournal.com]

하정우 띄우는 전재수, 제동 거는 이재명, 차출에 힘 싣는 정청래

韓, '대선주자' 조국 보다 '신인' 하정우가 부담? "둘 이미지 겹쳐"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판이 심상치 않다. 처음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생긴 빈자리를 채우는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판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커졌다. '대선주자'급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이어 '이재명의 사람'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까지 하마평에 오르면서다. 여기에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도 지역 정가에서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지역 보선의 무게를 훌쩍 넘어선 북구갑은 이제 6·3 지방선거의 핵심 격전지, 나아가 차기 주자들의 체급까지 가늠해볼 시험대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시사저널 이종현·연합뉴스

李 만류에도 정청래 "하정우, 당에 더 필요"

판을 먼저 움직인 쪽은 전 의원이다. 그는 공개적으로 하 수석을 띄웠다. 겉으로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기대한다는 표현이었지만, 정치권에선 그 발언을 단순 덕담으로 보지 않는다. 부산 유일의 민주당 현역 의원인 전 의원이 자신의 후임으로 청와대 출신 참모를 직접 요청했다는 것 자체가 강한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많다. 부산시장 선거와 자신의 지역구 보궐선거를 하나의 전선으로 묶고, 그 전체 선거를 결국 '전재수의 얼굴'로 끌고 가겠다는 선언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이유는 분명하다. 그로선 북구갑 보선이 시장 선거를 집어삼키는 상황을 원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조국 대표가 뛰어들거나, 민주당이 또 다른 중량급 인사를 내려보내면 선거의 초점은 시장 선거가 아니라 단숨에 북구갑 보선으로 옮겨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전 의원이 공들여 짜온 부산시장 선거의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이 신뢰하는 인물이 북구갑에 내려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장 선거도, 보선도 결국은 '전재수'라는 하나의 축 아래서 돌아가게 된다. 선거의 3요소가 구도, 인물, 이슈라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구도다. 전 의원으로선 그 구도를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하려는 것이다.

이 해석은 최근 부산 정치권 분위기와도 맞물린다. 전 의원은 현역 박형준 시장은 물론 야권 후보군 일부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즉 지금 형성된 판 자체가 전 의원에게 유리한 셈이다. 이럴 때 선거의 핵심은 변수를 줄이는 것이다. 보선이 거물급 승부처로 비화하는 것을 막고, 부산 전체 선거를 '전재수 대 국민의힘' 프레임으로 유지하는 것. '하정우 카드'는 바로 그 지점에서 나온 선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하정우라는 인물의 상징성도 작지 않다. 단순히 젊고 새 인물이라는 차원을 넘어선다. 지금 부산 정치권의 핵심 의제 중 하나는 해양수산부 이전이다. 여기에 인공지능이라는 첨단 미래 산업 이미지를 결합할 수 있다면 서사의 규모는 훨씬 커진다. 전통적 해양도시 부산을 넘어 첨단 기술과 해양 산업이 결합한 미래 도시라는 서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 재편,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 같은 난제를 한꺼번에 건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의 최대 고민인 지방 소멸 문제 해소까지 거론할 수 있다. 해수부 이전만으로는 일시적 호재에 머물 수 있지만, AI 수석 출신 인사가 더해지면 부산을 키울 새 그림이 나온다는 인상을 유권자에게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취재에 따르면, 하 수석 차출 논의는 이미 물밑에서 시작된 분위기다. 하 수석은 최근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을 만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고, 이 자리에서 출마 의사를 묻자 "고민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당분간 청와대에서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싶으나 당의 강력한 요청에 대해 대통령이 놔주는 것을 선택하면 참모로서 따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다만 4월9일 이재명 대통령이 하 수석의 출마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럼에도 정청래 대표는 당에 더 필요한 인재라며 차출론에 힘을 실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인근에서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조국, 차기 위한 '영남 교두보' 노려

한동훈 전 대표 측에서 가장 예의주시하는 인물도 하 수석이다. 북구갑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민주당의 전재수'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개인 경쟁력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지역에서 '전재수'라는 이름이 여전히 통하는데, 그가 직접 '픽'한 인물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 측도 같은 보수진영의 박민식 전 의원보다 더 민감하게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른 이유도 있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둘은 젊고 유능한 이미지가 겹친다"며 "캠프가 꾸려진다면 반드시 대비해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조국 대표보다 하 수석이 더 견제된다고도 했다. 하 수석은 민주당이라는 조직 기반을 업고 있지만 혁신당은 상대적으로 당력이 약하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한 전 대표는 왜 북구갑을 유력 출마지로 보고 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영남이라는 정치적 교두보다.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수도권 인지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향후 당권 경쟁을 생각해서라도 '영남 의원' 타이틀이 갖는 상징성은 결코 작지 않다. 여기에 그의 팬덤으로 불리는 '위드후니' 지지층이 부산에 적지 않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다.

구도 역시 불리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북구갑에선 '4파전(민주-국힘-혁신-무소속)'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권 후보 1명에 야권 후보 2명이 맞붙는 3자 구도라면 보수표를 분산시키는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 수 있지만 4파전이 형성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4파전이라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모두 단일화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 전 대표 측은 아직 출마 지역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장외에서 팬덤에만 의존하는 정치로는 한계가 있다"며 "국회에 들어와야 다음 정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출마는 확정이고 사실상 최종 발표만 남은 단계"라면서도 "지역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보선 여부와 전체 판도 등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전 대표는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는 보도에 대해 시사저널에 "내 말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변수는 조국 대표다. 조 대표는 출마지 선택 기준으로 ①민주당 귀책사유로 공석이 된 지역 ②국민이 보기에 '쉬운 지역'이 아닌 곳 ③'국힘 제로(0)'를 실현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는 곳 ④연고가 있는 지역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북구갑은 험지이면서 동시에 고향이라는 점에서 유력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견제 기류도 감지된다. 김영진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은 4월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 대표 출마에는 일정 부분 양보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부산과 울산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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