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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대중교통 인증과 유류지원비 월 1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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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에너지 절감 적극 동참 의문

번호판 끝자리가 '3'이나 '8'인 차량의 국회 진입이 제한됐던 지난달 25일 국회의원회관 앞에 끝 번호가 '3'인 의원의 수행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날은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시행 첫날이다. /서다빈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한국이 한 달 넘도록 이어지는 이란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어느 때보다 에너지 절감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과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는 지난 1일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지난달 25일부터 시행했던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오는 8일부터 2부제로 강화하기로 했다. 차량 운행을 크게 제한하는 건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민간에서도 차량 5부제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치권도 보폭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국회 경내에서 운휴 날에 해당하는 뒷번호 차량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물론 장거리(30㎞) 출퇴근 차량일 수도 있고 장애인 탑승 차량일 수도 있고, 방문객 차량일 수 있겠지만 '배짱 운행' 차량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일부 의원실에서는 보좌진 차량 번호까지 취합하는 꼼수가 벌어졌다는 전언도 있다. '3보 이상 승차'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한 얘기가 아닌 듯하다.

국회의원은 기름값 걱정이 없을 것 같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자고 일어나면 치솟는 기름값에 운전대 잡는 게 부담인 요즘, 큰 혜택이다. 국회 규정에 따라 모든 의원실에 차량 유류비 명목으로 매월 110만 원이 지원된다. 월 35만8000원의 차량 유지비도 지급되고, 출장비는 따로 제공된다.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운송기구 연료비(주유비)는 월평균 11만1000원이었다. 의원의 유류 지원비와 약 10배 차이다.

공공부문 차량 5부제 동참을 위해 지난달 30일 오전 자택에서 지하철을 타고 광흥창역에서 내려 국회로 출근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난달 26일 오전 국회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국회의원과 일반 시민의 일정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겠다. 의원은 하루에 수많은 일정을 소화한다. 국회 경내뿐 아니라 지역구 행사 등 외부 일정도 많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매달 100만 원이 넘는 유류비를 지원받으면서도 에너지 절감에 적극 동참하지 않거나 꼼수를 동원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의정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국회에 등록된 국회의원 차에 소중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며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남기곤 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국회에 출근했다. 차량 운행이 제한되는 날인 매주 월요일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계획이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최근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영상을 공개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한 차례 국회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하기도 했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며 차량 5부제의 동참을 이끄는 목적으로 볼 수 있겠다.

정치권의 뜻과 달리 의외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아 보인다. "보여주기식 쇼다" "한 번 타고 진짜 몇 날 며칠을 또 우려먹을까" "서민체험 하나"라는 식이다. 그렇다. 대다수 시민은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한다. 앉아서 가면 로또다. 많은 시민이 실내가 극도로 혼잡한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싣고 진땀을 흘리며 목적지로 향한다. 어쩌다 한두 번, 그것도 뽀송뽀송한 차림이 유지되는 쾌적한 상태의 대중교통을 타고 인증한다? 대중이 불편한 이유는 이러한 괴리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 일꾼인 의원은 시간을 허투루 쓸 수 없다. 에너지 절감에 동참하면서도 의정활동과 공무 수행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이런 조건을 이해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느낌이다. 조만간 국회에서 공공부문 차량 2부제가 제대로 작동할지 궁금하다. 월 110만 원의 유류비를 남김없이 써도 누구 하나 어디에 썼는지 알 수조차 없다. 눈먼 유류비다. 에너지 절감에 함께해달라는 캠페인성 목적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홍보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헛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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