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자진상환" 경고에 감독당국도 속도
강남3구·2금융권 집중 점검…임직원까지 제재
지난해 2만건 점검…127건 적발·91건 회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등 용도 외 유용 사례를 집중 점검하고 적발 시 즉시 회수 조치에 나서도록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형사 처벌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진 상환을 권고한 데 보조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23일 임원회의를 열고 "현재 점검이 진행 중인 경락잔금대출(낙찰받은 물건을 담보 삼아 대출해주는 상품)과 농지담보대출 외에도 용도 외 유용 가능성이 높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나 2금융권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한 점검과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6·27 대책 이후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 외 유용 여부에 대해 전 금융사를 대상으로 자체점검 및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약 2만건의 개인사업자 대출 가운데 127건(588억원)이 적발됐고 이 중 91건(464억원)은 대출을 회수했다. 신용정보원에도 관련 사실이 등재돼 이들은 향후 최대 5년간 새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
이 원장은 "다주택자 가운데 강남 3구 주택을 담보로 사업자대출을 받은 사례 중 사업자등록일과 대출 취급일이 6개월 이내로 근접한 경우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직접 현장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용도 외 유용 대출에 관여한 금융사 임직원과 대출모집인 등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른 엄중 제재하는 한편, 수사기관 통보 등 조치도 적극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더불어 이 원장은 가계대출 취급 시 체결한 추가약정에 대해서도 차주의 약정위반 및 금융사의 사후관리 조치 적정성을 철저히 점검해줄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 처분약정, 추가주택 구입금지 약정, 전입약정 등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총 2982건의 약정 위반 사례를 확인, 현재 사후조치가 진행 중이다.
이 원장의 이번 조치는 이 대통령의 경고성 메시지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X(옛 트위터)를 통해 개인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 사례를 겨냥해 "사기죄 형사 처벌에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고 강제 대출 회수당하는 것과 선제적으로 자발 상환하는 것 중 어떤 선택이 더 합리적일지는 분명하다"고 밝히며 자진 상환을 거듭 권고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대출 규제를 피해 사업자용 대출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례에 대해 "금감원과 국세청이 합동으로 전수 조사해 사기죄로 형사고발하고 대출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며 "투기 이익은커녕 원금까지 손해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