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인니 일부 성장세…베트남은 주춤
은행 방카슈랑스 채널 흔들리며 실적 영향
보험업계 "동남아 시장 20~30년 장기 투자"
국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해외법인 실적은 국가와 법인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일부 법인은 두 자릿수 성장이나 흑자 전환을 기록한 반면 다른 법인은 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지속했다.
특히 베트남 시장에서는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채널 위축 여파로 보험사들이 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나타났다.
1일 주요 생명·손해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삼성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일부 법인은 두 자릿수 성장이나 흑자 전환을 기록했지만 또 다른 일부 법인은 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가 이어지며 국가별 성과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손보 해외사업 성과…'법인별 편차'
손해보험사 가운데서는 삼성화재 싱가포르 법인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삼성화재 싱가포르 법인 순이익은 1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9% 증가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법인은 42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고 베트남 법인도 78억원에서 68억원으로 감소했다. 유럽 법인 역시 93억원에서 82억원으로 줄어 성장 둔화가 나타났다.
DB손해보험의 경우 베트남 법인 간 실적 차이가 두드러졌다. DBV(DBV Insurance Group)는 2024년 25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3억원 흑자로 전환했지만, BSH(Sai Gon Hanoi Insurance)는 19억원 흑자에서 1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KB손해보험은 인도네시아 법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인도네시아 법인(PT KB Insurance Indonesia)의 순이익은 14억원 전년보다 7배 늘었다. 반면 중국 법인(KBFG Insurance)은 21억원에서 18억원으로 14.3% 감소했다.
생보사도 동남아 중심 확장…베트남은 '고전'
생명보험사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일부 법인은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베트남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생명의 태국 법인은 2024년 278억원에서 지난해 269억원으로 3.2% 감소했지만 여전히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큰 이익 규모를 유지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에서도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베트남 법인 순이익은 447억원에서 430억원으로 3.8% 줄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규모를 유지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64억원 적자에서 45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한화생명은 지난 2023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PT Lippo General Insurance Tbk)의 순이익이 50억원에서 106억원으로 2배가량 늘면서 그룹 해외사업 실적을 일부 보완했다.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은 적자 폭이 확대됐다. 순손실 규모는 2024년 11억원에서 지난해 65억원으로 늘었다.
방카슈랑스 채널 흔들…장기 성장성은 여전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베트남 시장에서 나타난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방카슈랑스 채널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보험시장은 은행을 통한 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구조인데, 최근 끼워팔기 등 판매 관행 문제로 방카 채널 전반이 위축되면서 보험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았던 보험사일수록 실적 타격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동남아 보험시장의 성장성 자체는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인구가 많고 젊은 층 비중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보험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젊은 세대 비중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인구 구조 측면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아직 보험 침투율이 낮고 보장 개념도 충분히 자리 잡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각국 경제가 성장하고 자산 형성 단계에 들어가면 리스크 관리 수요가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당장 큰 을 내기보다는 시장에 먼저 진입해 기반을 다지는 단계에 가깝다"며 "보험사들이 동남아 시장을 20~30년 장기 관점에서 바라보고 사업을 이어가는 이유도 이런 성장 가능성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