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상 분리된 감시 체계…감독 사각지대 키워
농식품부-금융위·금감원 협업…큰틀 감독 이뤄져야
농협개혁단 "부처간 경계 깨고 협조 고리 만들기 과제"
농협금융지주 핵심인 NH농협은행이 외형 성장을 이루고 있음에도 자본 내실은 쌓지 못하고 있다. 신경분리 14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농협중앙회 중심의 권력 구조가 여전해서다. 은행 의 절반이 넘는 1조원대 자금이 매년 중앙회로 유출, 기초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최근 각종 비리가 불거진 중앙회 거버넌스 문제와도 맞물린다. 농협의 재무 취약성과 지배구조 문제점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NH농협은행-NH농협금융지주-농협중앙회'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문제를 끊어낼 수 있을까. 최근 중앙회는 강호동 중앙회장 선거자금 관련 뇌물수수를 비롯해 중앙회, 농협재단 임직원의 횡령, 공금유용 등 각종 비위 문제가 불거졌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고 해도 지배구조 정점인 중앙회에는 감독 규제가 닿지 않는 구조다. 이 때문에 자본과 권력이 집중되는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 하에서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관리·감독 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현재 '농민을 위한 조직'이라는 방탄을 두른 채 권한에 따른 견제는 받지 않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감사를 받지만 금융지주처럼 별도의 지배구조 관련 법령을 두고 감시와 규제를 받지는 않는다. 금융당국의 감독 영역이 제한된 곳이다 보니 최상위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근본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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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별감사로 농식품부는 '농협개혁추진단'을 통해 대대적인 개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내부 통제 강화, 선거제도 개편 등이 주요 과제로 조합에 대한 감사기능과 독립성, 전문성 확보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지주에 대한 독립성 확보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농협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주무 부처가 달라 감독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단순 중앙회의 내부통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자본이 몰리는 구조적인 지배구조가 문제기 때문이다.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명지대 교수)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결국은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로, 내부통제 장치가 있었음에도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며 "개혁방안에서는 외부에 '농협감사위원회'를 만들어 독립적으로 현 경영진을 감시하는 견제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단장은 "중앙회와 금융지주 감독기관이 다르다 보니 감독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농협감사위가 설치되면 양 기관이 협조해 중앙회-금융지주 사이 이상한 부정한 거래 문제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전반적인 감시·감독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한쪽만 봐서는 전체의 문제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부처 간 경계를 허물고 협조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원승연 단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으로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굵직한 사건들의 감독·검사를 진두 지휘한 경험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고리를 단계적으로 끊고 경제부문 등이 자생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프랑스 협동조합의 성공한 신경분리 모델인 크레디아그리콜처럼 금융지주 상장(IPO)으로 시장 감시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농업 정책자금을 독점하던 구조에서 민영화를 통해 종합 금융그룹으로 변신한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갑자기 (경제부문을) 자생하라고 할순 없으니 단계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프랑스 모델처럼 상장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 지배구조/그래픽=비즈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