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창구'로 인기지만…연체 늘면 계약 소멸 위험도
금융당국 대출 관리 강화에 한도 95%→85% 축소
미납이자 원금에 붙는 구조…원리금 부담 커져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보험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계약대출. 절차가 간단하고 신용 심사도 거의 없어 '급전 창구'로 자주 이용되는 금융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줄였습니다.
'내 돈을 담보로 빌리는 건데 왜 제한이 있지?'라는 궁금증이 나올 수 있는데요. 알고 보면 보험계약대출은 생각보다 금리가 높고 잘못 쓰면 보험 보장까지 사라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금융당국 대출 관리 강화로 한도 축소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들에 보험계약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이 예년과 달리 빠르게 늘고 있어 관리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이에 주요 보험사들은 지난 8일부터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95%에서 85%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삼성생명과 현대해상은 최대한도를 해약환급금의 95%에서 85%로 10% 포인트 축소했고, KB손해보험은 상품에 따라 10~20% 포인트 한도를 줄였습니다. DB·한화손해보험도 소비자들에게 한도 축소를 공지했어요.
보험계약대출은 '내가 낸 보험료를 찾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는 내 보험의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험을 해지했을 때 돌려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대출을 받으면 이자도 함께 발생합니다. 보험사는 고객이 낸 보험료를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해 운용 을 얻습니다. 그런데 계약자가 대출을 받으면 그만큼 운용할 자금이 줄어들게 됩니다.
보험사는 이런 투자 기회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대출 이자를 받습니다. 보통 보험계약 예정이율에 일정 가산금리가 더해지는 구조입니다. 특히 과거에 가입한 확정금리 보험이라면 대출 금리가 생각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판매된 일부 보험 상품은 적립금 예정이율이 연 7% 안팎입니다. 여기에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하면 보통 1~2%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습니다. 이 경우 대출 금리는 연 8~9%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자 안 갚으면 눈덩이…보험까지 사라질 수도
문제는 이자를 제때 갚지 않으면 대출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험계약대출은 연체이자를 물리지 않지만, 미납된 이자가 원금에 붙는 복리식 구조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연 9% 금리로 1000만원을 빌리고 이자를 갚지 않는다면 1년 뒤 약 1090만원, 5년 뒤 약 1530만원, 10년 뒤 약 2360만원으로 대출 잔액이 불어날 수 있습니다. 갚지 않은 이자가 원금에 계속 붙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원리금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습니다.
보험게약대출 이자를 제때 갚지 않아 대출원리금이 해약환급금을 넘어서는 순간 보험사는 담보가 사라졌다고 보고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보험 보장이 함께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보험계약대출은 경기 상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은행 대출과 달리 신용 심사가 거의 없고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기가 어려워지거나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특징 때문에 보험계약대출을 '불황형 대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최근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된 것도 보험계약대출이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보험계약대출은 이처럼 대출이 어려울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금융 수단이지만, 대출원리금이 해약환급금을 넘어서는 순간 보험 계약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정작 사고나 질병이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실행 전 상환 능력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